마르 7,31–37
사람들은 귀 먹고 말 더듬는 이를 예수님께 데려옵니다.
그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말을 더듬습니다.
하지만 복음은, 이 사람이 단지 “의학적 문제”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관계와 공동체 안에서 닫혀 버린 삶을 지닌 사람임을 보여 줍니다.
예수님은 군중 속에서 그를 치료하지 않으십니다.
그를 따로 데리고 가십니다.
치유는 구경거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사랑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그의 귀에 손을 대시고,
혀에 침을 바르신 뒤,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에파타!” — “열려라!”
성 아우구스티노는
인간의 가장 깊은 병을
‘몸의 장애’보다 먼저
마음의 닫힘에서 찾습니다.
사람은 듣지 못하면 오해하며,
오해하면 두려워지고,
두려움은 사랑의 문을 닫아버립니다.
그래서 아우구스티노에게 회복은
기능의 회복만이 아니라
사랑의 질서로 다시 돌아오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열려라”는
귀와 혀를 여는 말씀이면서 동시에,
우리 영혼을 향한 부르심입니다.
•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귀가 열리고
• 이웃을 살리는 말을 건네는 혀가 열리며
• 무엇보다 사랑을 믿는 마음의 문이 열립니다.
친절/선행 주간의 금요일, 주님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나는 무엇에 닫혀 있는가?
상처 때문에, 분노 때문에, 피곤함 때문에
누군가를 향한 문을 걸어 잠그고 있지는 않은가?
그리고 주님은 오늘도 조용히 말씀하십니다.
“에파타. 너의 마음이 열려라.”
친절은 바로 그 열림에서 시작되고,
선행은 그 열린 마음이 남기는 작은 흔적입니다.
주님,
제 귀를 열어 당신의 말씀을 듣게 하시고
제 마음을 열어 이웃의 아픔을 알아듣게 하소서.
제가 친절로 먼저 열리고,
선행으로 당신의 사랑을 남기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