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7,24–30
예수님께 한 여인이 다가옵니다.
그는 유다인도, “안에 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경계 밖의 사람, 이방인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그 어머니의 기도는 단순합니다.
“제 딸을 살려 주십시오.”
예수님의 말씀은 처음엔 차갑게 들립니다.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서는 안 된다.”
하지만 여인은 물러서지 않습니다.
논리로 맞서 싸우지 않고,
자기 자리를 인정하면서도
자비의 문을 두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주님. 하지만 강아지들도
식탁 밑에서 아이들이 떨어뜨린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런 대목에서
기도의 깊이를 이렇게 가르칩니다.
“하느님께서 지연하시는 것은 거절이 아니라,
우리의 믿음을 더 빛나게 하시려는 훈련이다.”
겉으로는 문이 닫힌 것 같아도,
그 지연은 마음을 꺾는 시간이 아니라
믿음이 단단해지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예수님이 결국 여인을 칭찬하시고 응답하신다는 데만 있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보여 줍니다.
• 자비는 경계를 넓힌다.
• 친절은 안쪽 사람끼리만 도는 예의가 아니라,
밖에 있는 사람을 향해 문을 여는 용기다.
• 그리고 진짜 믿음은
“내가 맞다”를 증명하는 힘이 아니라
사랑 때문에 끝까지 두드리는 힘입니다.
친절/선행 주간의 목요일, 우리는 묻습니다.
나는 누구를 “식탁 밖”에 두고 있는가?
그리고 주님은 오늘 내 마음의 경계를
얼마나 넓히고 싶어 하시는가?
주님,
제가 사람을 분류하는 마음을 내려놓게 하소서.
자비의 식탁을 넓히는 친절,
끝까지 사랑을 두드리는 선행을
제 안에 심어 주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