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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봉헌 축일에 부르는 생명의 노래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Feb 02,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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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봉헌 축일에 부르는 생명의 노래

 

성전에서 바치는 봉헌의 노래

 

차가운 석조 기둥 사이로

겨울 햇살이 가늘게 부서져 내릴 때

가장 낮은 곳에서 온 어린 생명이

가장 높은 분의 품으로 안깁니다.

 

화려한 제물도, 웅장한 찬미가도 없으나

가난한 부모의 손에 들린 비둘기 두 마리

그 작고 가녀린 날갯짓 속에

세상의 모든 죄를 씻을 거대한 사랑이 숨어 있습니다.

 

시메온의 떨리는 두 팔은

기다림의 세월을 넘어 구원을 보았고

안나의 마른 입술에서는

희망의 예언이 샘물처럼 터져 나옵니다.

 

"주님, 이제야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어둠을 비추는 빛이 우리 곁에 왔으니

우리의 영혼도 이제 제자리를 찾습니다.

비록 앞날에 예리한 칼이 심장을 꿰찌를지라도

그 고통마저 온전히 내어드리는 봉헌의 신비.

오늘 우리도 마음의 초에 불을 밝혀

나의 가장 소중한 것을 당신 제단 위에 둡니다.

 

사라지지 않을 영원한 빛이여,

우리의 삶이 당신의 성전이 되게 하시고

우리의 숨결이 당신을 향한 영원한 노래가 되게 하소서.

 

 

 

도구적 존재의 비밀 : 너를 위해 내어주는 나의 자유

 

봉헌의 출발점은 낮음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전 봉헌은 돌과 금으로 완성되는 사건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가장 낮은 자리인 아기의 연약함으로 봉헌하신 날의 기억입니다. 봉헌은 위로 올려 쌓는 일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 비우는 일에서 시작되며 너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기쁘게 내어놓는 나의 자유로 도구적 존재가 되려는 존재의 비밀입니다.

 

가난은 결핍이 아니라 열린 공간입니다

가난한 이들이 바친 비둘기 두 마리는 초라해 보였지만, 그 손에는 세상을 담을 만큼 넓은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소유하지 않음은 무력함이 아니라, 하느님이 일하실 여백을 내어드리는 가장 강한 신뢰입니다.

 

성전은 건물이 아니라 타오르는 삶입니다

오늘 봉헌되는 참된 성전은 우리가 머무는 이 건물에 앞서, 서로의 발치를 비추는 우리의 삶입니다. 우리가 태울 것은 초가 아니라 아집이며, 남길 것은 성취가 아니라 말씀에 굴복하려는 순종의 정신입니다그렇게 태워질 때, 우리의 하루는 제단이 됩니다.

 

온 피조물과 함께 드리는 찬미

봉헌은 인간만의 의식이 아닙니다. 푸른하늘과 땅, , 나무와 돌, 흐르는 물과 살아 숨쉬는 온갖생명들과 더불어 모든 피조물이 함께 부르는 노래입니다. 우리가 낮은 목소리로 살아낼 때, 세상은 더 큰 성전이 됩니다.

 

가난하기에 비로소 풍요롭고, 내어줌으로써 가득 차는 이 역설 안에 머뭅시다. 오늘, 우리 자신을 봉헌합시다. 낮은 곳에서, 조용히, 그러나 자신을 태워 빛을 밝히는 촛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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