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4,26–34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씨앗에 비유하십니다.
사람이 씨를 뿌리고
잠자고 깨어나는 동안
씨는 자라나지만
그 사람은 그 과정을 다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작은 겨자씨가
큰 나무가 되어
새들이 깃드는 모습을 말씀하십니다.
오늘 복음의 핵심은
“하느님 나라는 인간이 조종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자라게 하시는 생명”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씨를 뿌릴 뿐,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제자의 영성은
조급함이 아니라
신뢰와 지속입니다.
오늘의 성인 성 이레네오의 말,
“하느님의 영광은 살아 있는 인간이다”는
바로 이 복음과 맞닿아 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내가 성과를 만들어 내는 데서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생명을 살아 움직이게 하시는 것에서 드러납니다.
초대 교부 성 치프리아노는
믿음의 길을 이렇게 일깨웁니다.
“씨앗이 땅속에서 자라듯
하느님의 은총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일한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결과를 재촉하지 않습니다.
눈에 띄지 않아도
하느님께서 이미 일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오늘 내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추진력이 아니라
흔들리지 않는 지속—
기도 한 번, 친절 한 번, 침묵 한 번을
꾸준히 뿌리는 것입니다.
주님,
제가 조급함으로
당신의 시간을 흔들지 않게 하소서.
제가 뿌린 작은 씨앗을
당신께서 자라게 하신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충실하게 살게 하소서.
하느님의 영광이
제 안에서 살아 있는 생명으로 드러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