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4,1–20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예수님께서는
호숫가에 모인 군중에게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려주십니다.
씨는 하나이고, 뿌리는 이는 한 분이지만
열매는 땅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길가, 돌밭, 가시덤불, 좋은 땅.
말씀의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자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영성 주간의 고요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아니라
내 마음의 흙을 살피는 시간입니다.
말씀이 내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단단함(길가), 얕음(돌밭), 얽힘(가시덤불)이
어디에 있는지 정직하게 보는 날입니다.
초대 교부 오리게네스는
이 비유를 두고 이렇게 권고합니다.
“너는 마음의 땅을 갈아엎어라.
그러면 하느님의 말씀이
너 안에서 열매 맺을 것이다.”
즉, 좋은 땅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회개와 돌봄으로 ‘되어 가는 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오늘도 씨를 뿌리시지만,
우리는 그 씨가 자랄 수 있도록
마음의 돌을 치우고, 가시를 뽑고,
물과 햇빛이 드나들 길을 내어 드립니다.
오늘의 복음은 이렇게 묻습니다.
나는 말씀을 “듣고 있는가”,
아니면 “흘려보내고 있는가”?
오늘 단 한 구절이라도
마음에 붙잡아 두고
하루 종일 되새긴다면
그 한 구절이 내 안에서
새싹이 될 수 있습니다.
주님,
제 마음의 땅을 갈아엎어 주소서.
단단한 완고함을 부드럽게 하시고,
얕은 열심을 깊게 하시며,
가시덤불 같은 걱정을 정리하게 하소서.
당신 말씀의 씨앗이
제 안에서 자라 열매 맺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