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비추는 참 빛이 세상에 왔다.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오늘 복음은 요한복음 첫 장으로서 성탄 대축일에 읽었던 것을 한해의 끝자락인
오늘 다시 읽는데 한처음부터 계셨던 말씀이 육화하시어 찾아오심을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매우 장엄한 역사 서사인데 마침 한해의 끝자락에 이 말씀을 읽으니
한해의 끝에서 미시적으로 보지 않고 거시적으로 한해를 돌아보게 합니다.
왜냐면 주님께서 말씀이자 빛으로 우리에게 오셨는데 우리는 한해를
빛 속에서 살았는지 아니면 어둠 속에서 살았는지 보게 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빛이 세상이 왔는데 그리고 우리를 비추고 있는데
세상은 빛을 알아보지도 맞아들이지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왜 알아보지도 맞아들이지도 못했냐 하면
빛을 어둠이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그러니까 빛이 찾아오기 전에 세상은 어둠 가운데 있었고,
그래서 어둠을 밝히려 빛이신 주님께서 찾아오셨지만
세상은 빛을 깨닫지 못했기에 알아보지도 맞아들이지도 못했다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어둠 속에 있거나 우리 안에 어둠이 있다면
어둠이 우리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빛이 우리 안에 없는 것이고,
빛이 우리 안에 없다면 빛을 우리가 깨닫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올 한해를 돌아보며 반성한다면
곧 우리가 한 해 동안 왜 어두웠을까 반성한다면
어둠의 이유를 다른 데서 찾지 말고 빛의 주님께서 아니 계신 데서 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어두울 수 있습니다.
죄를 짓고 죄책감 때문에 어두울 수 있고,
희망이 없다는 절망감 때문에 어두울 수도 있으며,
사이가 안 좋은 사람 때문에 내내 어두울 수도 있지만
근원적으로는 빛의 주님께서 우리 안에 안 계셨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리고 더 근원적으로 반성하면
곧 왜 빛이 우리 안에 안 계셨는지 반성하면
주님이 진정 우리의 빛이심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세상 욕망,
그것이 빛을 깨닫지도 찾지도 못하게 한 것이고,
그것이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게 한 것이라고
어제 독서와 오늘 복음은 연이어 일깨워 주는데
그러므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우리는 세상 욕망 대신
하늘나라 갈망으로 새해를 살아가기로 결심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욕망은 희망을 주지 않습니다.
욕망은 절망을 줄 뿐입니다.
욕망은 결핍을 느끼게 하고 늘 허기지게 할 뿐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