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도 가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제 생각에 1인 가구는 엄밀한 의미에서 가정일 수 없습니다.
왜냐면 가정에 대한 사전의 정의를 보면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가구는 집안에 살면서 끼니를 함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합니다.
그러니 5인 가구는 다섯이 한집에 살아도 가정이라고 할 수 없고,
1인 가구는 더더욱 가정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율이 36%나 되는데
왜 1인 가구가 이렇게 늘어날까요?
제 생각에 같이 사는 것이 싫기 때문이고,
같이 살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같이 살기 싫고 같이 살 능력이 없는 이유는
우리 안에 사랑이 없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인간은 그렇게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데
어찌 사랑이 없고 사랑할 수 없게 된 것입니까?
집단/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던 건강한 개인주의가
차츰 쾌락주의적이고 이기주의적인 개인주의로 병이 들고,
완전한 나의 자유 공간 곧 자기의 사적 영역(Privacy)을 고집하게 되면서
이웃을 침범자 또는 간섭자로 여기게 되고 관계 맺기도 두려워하게 된 것입니다.
요즘 실로 많은 사람이 관계 두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맹수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인간이 두렵고
그래서 대인 관계에 있어서 두려움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관계 두려움이 큰 사람은 1인 가구를 이루거나
그래도 사랑하고 싶은 사람은 반려동물과 대체 가정을 꾸립니다.
관계 두려움-대체 가정,
이것이 오늘날 우리 자화상이거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인데
우리 신앙인들과 공동체는 성가정에서 뭘 배우면 좋을까요?
역설적이게도 인간이 두렵기에 하느님을 찾는 것입니다.
인간이 두려워 인간을 피해 자기 안으로 숨어드는 것이 보통 인간들이라면
우리 신앙인은 인간이 두려울 때 하느님께로 피해 가서 숨는 존재들입니다.
물론 숨기만 하는 것이 아니지요.
이세벨이 두려워 하느님의 산 호렙으로 도망치는 엘리야가
천사의 음식으로 힘을 얻고 동굴에서 하느님을 체험하였듯,
두려운 형과의 만남을 앞두고 야곱이 하느님과 밤새 씨름하여 힘을 얻듯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힘을 얻고 하느님의 덕들로 중무장을 하는 겁니다.
이 중무장에 대해 사도 바오로는 오늘 이렇게 묘사하며 권고합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1단계: 관계가 두려울수록 하느님께로 갈 것입니다.
2단계: 기도로 힘을 얻고 사랑으로 중무장하고서 사람들을 만날 것입니다.
3단계: 만난 사람들과 힘을 합쳐 사랑의 가정과 사랑의 군대를 이룰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