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안동 김가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후 안동 김가입니다.
그러니까 안동 김가 후 안동 파입니다.
이 정도만 알고 더 이상 잘 알지 못하는데
인간적인 족보와 가문에 별 관심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희 후 안동 김가 가문에 속한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의 외가 청송 심씨 가문을 보면 학자 집안답게 매우 점잖고 조용한데
저희 후 안동 김가는 세도가 후손이기 때문인지 매우 정치적이고,
거칠고 시끄러워 저는 저의 가문을 싫어하고 부끄럽게 생각하는 겁니다.
세속 가문이 이러하다면 저의 영적 가문은 이러합니다.
하씨 집안의 프씨 파입니다.
하느님 집안의 프란치스코 종파입니다.
저의 안동 김가 가문이 망하는 것은 그리 걱정하지 않고 세우고 싶지도 않지만
이 가문과 종파는 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든든하게 세우고 싶어 합니다.
이것이 프란치스코가 다미아노 십자가의 주님에게서 받은 사명이기도 하고,
그 가문에 속하는 제가 받은 소명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독서에서 다윗은 자기 왕국을 안정시키고 왕궁을 지은 다음
주님의 성전을 지으려고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고,
오히려 내가 너희 집을 나의 집안이 되게 해줄 테니
너도 너의 집안을 하느님의 집안이 되게 하라는 말씀을 듣습니다.
이것은 오늘 복음의 요한과 즈카르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엘리사벳이 아들을 낳았을 때 집안사람들은 관례대로
아버지의 이름을 따라서 즈카르야라고 지으려고 했지만
불신이 치유된 즈카르야는 아들이 자기 아들이 아니라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뜻으로 요한이라고 이름 짓습니다.
여기서 성찰해봅시다.
내가 하씨 집안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습니까?
나는 하씨 집안 사람으로서의 나를 사랑합니까?
그래서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 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나는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나는 나’일 뿐입니까?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