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하느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오늘 주님께서는 동문서답하고 계십니다.
하느님 나라가 언제 오느냐는 질문에 너희 가운데 있다고 답하시니 말입니다.
때를 묻는데 장소를 답으로 말씀하시는 것 아닐까요?
그런데 그런 것 같지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느님 나라는 시간과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적인 문제라고 답하신 겁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세상은 3차원의 세계라고 흔히 말합니다.
시간과 공간이 있는 세계이고 한계가 있는 세계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께서 계신 곳이고,
하느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계시지요.
영원히 계시고 아니 계신 곳이 없이 어디든지 계시지요.
이 말을 뒤집으면 시작과 끝이 없고 어디에 국한되어 계시지 않습니다.
이 말은 또 하느님 안에 있으면 우리도 시간과 공간에 갇히지 않고 초월하지만
하느님 안에 있지 않으면 시간과 공간의 한계 안에 머물게 된다는 뜻이 됩니다.
문제는 유한한 우리 곧 한계가 있는 우리가 어떻게
한계를 초월하신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느냐 그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어떻게 하면 우리가 하늘로 오를 수 있느냐 그것인데
바오로 사도는 이에 대해서 이렇게 간단히 얘기합니다.
우리가 올라갈 수도 없지만 올라갈 필요도 없다고.
그리스도께서 하늘나라를 가지고 내려오셨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잖습니까?
당신의 오심으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복음을 믿어 회개하면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게 되고 하느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있게 됩니다.
그러니 하느님 나라가 미래 언제 오겠냐고 물을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가운데 와 있으니 우리 가운데서 찾으라는 것이고,
찾을 것이 아니라 발견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은 언제 어디로 오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오시고 이미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그러니 찾아다닐 필요가 없고 발견하면 되는 것이고
내 안에서 발견하고 우리 가운데서 발견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쉬운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찾는 어리석음이 우리 가운데 있지 않은지,
우리 가운데 하느님께서 계셔야 하는데 어리석음이 있지 않은지
돌아보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