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십니다.
예수님께서 뽑으신 이들은
원래 예수님의 제자들, 즉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시면서
세상을 향해 그들을 파견하실 것을 염두에 두십니다.
이어지는 단락에서 우리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다른 지방에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고
복음은 전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라고 전합니다.
즉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질병을 고치기를 원해서
예수님 주위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제자라고 본다면
이제 사도들은 그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가지게 됩니다.
루카복음은 마태오복음이나 마르코복음처럼
예수님께서 뽑으신 이들에게
권한을 주시는 장면을 소개하지는 않지만
이 이야기는 파견에 앞서 직접 이어집니다.
즉 제자와 사도의 차이는
제자는 말씀을 듣는 것으로 끝나지만
사도는 그 말씀을 전하는 역할까지 맡게 됩니다.
말씀을 전하고 질병을 고쳐주는 사도들은
원래 제자들이었습니다.
즉 말씀을 전하기에 앞서
말씀을 듣는 사람이고
치유하기에 앞서
치유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 모습을 루카복음은
제자 가운데 사도를 뽑으신 것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파견에 앞서 배움이 중요하고
파견은 내 것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것을 전하는 것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데
그 복음은 내가 살고 있는,
내가 경험한 복음일 수밖에 없습니다.
말로만 전하는 것은
내가 경험해 보지 않은 것을 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은 내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입니다.
나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드러나셔야 하는 것입니다.
복음을 전하면서
이 두 가지의 긴장,
나의 경험을 전하면서도 내가 아닌 하느님을 전하는 것이
늘 숙제로 남아있지 않은가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그 긴장을 염두에 두고 있으면
우리는 파견의 원래 뜻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