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곱은 그곳의 돌 하나를 가져다 머리에 베고 그곳에 누워 자다가 꿈을 꾸었다.
그가 보니 땅에 층계가 세워져 있고 그 꼭대기는 하늘에 닿아 있는데,
하느님의 천사들이 그 층계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오늘 창세기에서 야곱은 꿈을 꾸었습니다.
그 유명한 야곱의 사다리(층계) 꿈입니다.
이 꿈은 환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시라는 말이 있고 환청이라는 비슷한 말도 있는데
환청은 심리 정신과적으로 볼 때 병적인 증상입니다.
실제와 달리 듣는 것이기 때문이고 또는
실제 아무 소리 없었는데도 들었다고 착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환시는 종교적으로 좋은 뜻이고,
그것은 하느님께서 보여주신 것 곧 계시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환청과 환시나 물리적으로 듣고 보는 것이 아니라는 면에서는 같지만,
환시가 분명히 하느님께서 뭘 보여주신 것임에 비해 환청은 하느님의 소리도
어떤 누구의 소리도 아닌 자기가 그렇게 들었다고 착각하는 것일 뿐이지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하느님이 거기에 계시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렇기에 야곱이 이 환시를 보고 난 뒤 한 말,
“진정 주님께서 이곳에 계시는데도 나는 그것을 모르고 있었구나.”라고 한 말은
환시를 통해 하느님 현존 체험을 한 사람의 정확한 토로라고 할 법합니다.
어쨌거나 이 환시를 통해서 야곱은 이제 하느님과 소통하기 시작합니다.
그가 꿈에서 본 사다리는 땅과 하늘을 소통하게 하는 사다리이고,
하느님께서 이 사다리를 통해 자기에게 내려와 함께 계시게 되는 사다리입니다.
그는 지금 형 에사우에게 사기를 치고 도망치는 신세입니다.
뒤로는 형에게 쫓기며 죽임당할까 봐 두려움에 떨고 있고
앞으로는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몰라 매우 불안한 상황입니다.
말하자면 앞뒤가 꽉 막힌 상황이랄까,
진퇴양난의 상황이랄까 그런 상황에서 막막해할 때
이 환시를 통해 하느님께서 앞뒤 좌우만 보지 말고 위를 보라고 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하늘을 봐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