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되겠지만
처음부터 거짓을 맹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맹세를 할 때에는 지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만
상황이 바뀌어서 그것을 지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사람이 모든 경우를 예상할 수 없기에
지킬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보입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그 맹세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자칫 자신이 모든 경우를 예상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어
자신이 마치 하느님인 것처럼 행동하는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또한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에 생기는 피해를
자신이 책임질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되면
처음에는 거짓 맹세가 아니었다고 해도
피해를 보게 된 상대방은
맹세가 거짓이었다고 보게 됩니다.
더 나아가 처음부터 결과에 대한 책임에 마음이 없었다면
그 맹세가 거짓이 아니었어도
더 그렇게 보게 됩니다.
즉 맹세를 말하다보니
결과에 대한 책임을 말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거짓을 맹세하지는 않는 것처럼
결과에 대한 책임에 마음이 없는 상태로
맹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생겼을 때
가장 당황하는 사람은
맹세를 한 본인이고
가장 고통스러운 것도 본인일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아예 맹세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라고만 하는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직접 감당해야 할 어려움이 있기에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 어려움에 비해
책임질 수 없는 상황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비교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면서 그 순간 겪는 어려움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숨겨진 것이 드러나면서
또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겪는 어려움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