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떠나 아버지께로 가신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당신이 가시고 안 계시는데 제자들이 어떻게 심란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지금까지 주님만 따라 살아왔는데 주님이 안 계시면
어떻게 해야 하나? 어디로 가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지점에서 저는 저의 어머니 돌아가실 때를 생각하게 됩니다.
일찍 어머니를 떠나 살았기에 어머니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저는 어머니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역시 슬픔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적으로 마음이 허한 것을 어떻게 할 수 없었으며,
엄마 없는 이 세상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른이고 엄마와 떨어져서 오래 살았는데 왜 살 수 없겠습니까마는
인간적으로 또 심리적으로 그러한 것은 어쩔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세상에서 살 것을 생각할 때는 그런 마음이었는데
우리가 하느님께 갈 것을 생각할 때는 그런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것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우리말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리된 것입니다.
돌아가셨다는 말은 어머니가 저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떠나오셨던 하느님께로 되돌아가신 것이라는 뜻이지요.
그렇습니다.
신앙적으로 어머니는 저를 떠나신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 가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도 오늘 제자들에게 같은 말씀을 하셨고
16장 26절에서는 분명하게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나는 아버지에게서 나와 세상에 왔다가, 다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간다.”
그러니까 이 세상을 살 것을 생각할 때는
제게 어머니가 떠나신 것이나 제자들에게 주님이 떠나신 것은
이 세상을 이제 어떻게 살까? 생각하며 심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 갈 것을 생각할 때면
저의 어머니나 주님께서 돌아가신 것은 우리보다 앞서가시며
우리가 나중에 가야 할 길을 미리 보여 주시는 것이기에
심란할 것이 도무지 없고 도리어 희망을 주는 것으로 기뻐할 일이지요.
그렇습니다.
옛날 가요에 ‘돌고 도는 물레방아 인생’이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우리 인생은 돌고 도는 인생이 아니라 돌아가야 하는 인생이지요.
그런데 잊어야 할 과거로 돌아가지 않고 희망찬 미래로 나아가야 하고,
고향이나 흙으로 돌아가지 않고 하느님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하겠지요.
그 돌아가는 길에 주님께서 우리의 길이시랍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