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사명을 주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오늘 복음의 끝에서는
'제자들은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라고 전합니다.
이 단락은 복음 선포로 시작해서
복음 선포로 끝납니다.
더 넓게 보자면 마르코 복음은
복음이라는 단어로 시작해서
복음이라는 단어로 끝을 맺습니다.
다른 복음서들도 마찬가지로
복음을 선포하는 것이지만
마르코 복음은
다른 누구보다도 먼저
자신의 글에 복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복음이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처럼
마르코에게 예수님의 생애는 기쁜 소식이었고
그래서 그것을 전하라는 사명에 앞서
그 기쁨을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입니다.
비록 급하게 작성하다보니
다른 복음서에 비해 내용이 짧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기쁨을 전하기에는
충분했을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 사가가 자신의 글을
복음이라는 단어로 부른 것은
다시 말해
자신에게도 그 글이 기쁜 소식이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즉 예수님을 다른 사람에게 전하기에 앞서
예수님이 나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이어야
전하는 말에 힘이 있습니다.
그렇게 마르코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글을 읽는 우리도
그의 글에서 그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은
우리에게도 기쁨으로 다가옵니다.
복음을 읽으면서
그 내용에 아무런 감흥이 오지 않는다고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러한 때에
이 복음을 작성한 사람은
무엇을 느꼈는지
그래서 무엇을 전하고 싶어하는지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느낀 감동을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도 그 감동을 지금 여기에서
다시 느끼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