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베드로 사도는 자기들이 명령한 대로 하지 않는다고 하는 시도자들에게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라고 합니다.
이 말을 묵상하면서 저는 이렇게도 묵상했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사람들에게 순종치 않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라고.
이 말은 베드로 사도가 사람에게 순종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그리 교만한 사람이 아니고 사람에게도 순종하는 겸손한 사람인데
다만 하느님께 순종하기 위해서 사람에게 불순종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지금 대통령이 옛날에 자기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얘기했습니다.
그 말이 멋있었고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를 훌륭한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아마 대통령이 된 것도 이것 때문일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난 뒤의 그를 보면 아무에게도 순종하지 않는 사람이고,
모두가 자기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만이 하늘을 찌르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진정 훌륭한 사람은 순종을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진정 훌륭한 사람은 가장 낮은 사람에게도 순종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프란치스코는 순종에 관해 얘기하면 자기는 갓 들어온 수련자에게도
순종할 채비가 되어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사람에게 불순종할 경우는 딱 한 가지 경우입니다.
하느님 뜻과 다를 경우입니다.
우리가 받들어야 할 분은 가장 높으신 분,
하늘에서 오시고 모든 것 위에 계신 분입니다.
오늘 요한복음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하늘에서 오시는 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신다.”
우리 신앙인이란 이것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에 살아도 이 세상에 섬기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 살지만, 땅에서 난 사람들과 달리
이 세상에 속하지 않고 이 세상을 초월합니다.
이것은 세상에 대한 무관심이나 정치 무관심이 아닙니다.
이것은 이 세상이나 정치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함입니다.
일찍 자는 저는 어제 개표 결과를 보지 않고 잤고,
지금 저는 선거 결과가 어떨지 궁금하지만 확인치 않고 있습니다.
이 세상 문제에 너무 매몰되지 않으려고 일종의 초월 싸움을 하는 겁니다.
세상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그러니까
세속화되지 않으면서 복음화하기 위해서만 세상에 내려가기 위함입니다.
세상에 관한 관심과 무관심 가운데서 초월 싸움을 하면서,
주님과 사도들처럼 그리고 프란치스코와 성인들처럼
진정 복음을 들고 세상 가운데로 들어가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