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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

by 김맛세오 posted Jun 2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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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평화와 선

 

어제 저희 공동체에서는 1박 2일의 피정을 하고 돌아 왔습니다.

평소에 하던 일손들을 놓고 모처럼 그렇듯 자연의 품 속에서 침잠해 보는 시간이

나름대로 여간 좋은 게 아니었죠.

장소는 시흥에 자리한 샤르트르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피정의 집'이었답니다.

산자락을 낀 수십만평이나 되는 넓은 그곳엔 값으로도 헤아릴 수 없는 좋은 나무들이 무성히 자라고 있어

자연 조건이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오래 전에 어느 부유 은인이 그곳을 수녀원에 기증하여 '피정의 집'으로 잘 이용하고 있는 거지요.

 

그 넓은 면적에 어쩌면 한포기 풀조차 보이지 않게 잘 가꾸어진 진디밭!

시간만 나면 정동의 정원에 쪼그리고 앉아 뽑아도 뽑아도 잘 다듬어지지 않는 잔디 속 풀을 뽑는

제 자신의 자화상이 너무나 대조적으로 오버랲되는 것이겠죠?

그리고 몇천원 짜리 화초나 만원 짜리 나무라도 거금으로 여기며 오밀조밀 꾸며가는,

어찌보면 초라하고 소박하기 짝이없는 정동의 정원!

 

가끔 저녁식사후 산보 코스를 달리해 광화문 쪽 안쪽 길(옛 경기여고 주변)을 걸을 때면,

대로변 고층 빌딩 뒤로 잘 식재된 소나무며 단풍나무...등의 곁을 지나게 되지요.

아마도 한 그루의 나무 값만 해도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멋지고 품위있는 나무들이랍니다.

 

저희 정원의 성모상 오른 쪽으로 조금 높은 지대에 거기에 알맞는 자그마한 소나무라도 심으면 얼마나

좋을까...궁리 끝에 얼마 전에 성거산에서 아주 작은 소나무 한 그루를 한 샆으로 폭 떠다 옮겨 심었으니,

그래서 10년 후 20년 후라야 소나무다운 소나무로 자라겠거니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한답니다.

하기사 오래 전에 어린 소나무처럼, 화원에서 몇푼에 사다 심은 작은 묘목들이

지금은 커다란 능소화로 꽃을 피우고 있고 가을이면 단감을 주렁주렁 달리게 하는...세월을 먹음은

나무들이 여러 그루 정원의 주인으로 자리하고 있답니다.

 

전문 정원사들의 손에 의해 잘 가꾸어진 값나가는 나무들에 비하면

정동의 나무들은 비록 초라하기 짝이 없지만 오랜 세월 저의 손때가 묻은 친구들!

 

오늘도 방울방울 달린 도마토와 잘 달리기 시작한 고추들...

그리고 열악하기 짝이없는 화초들과 잔디에 물을 주면서,

 

      "너희들은 가까이 내가 있어 행복하지 않니?

       아무리 돈 많이 들인 나무나 꽃이라 해도 부럽지가 않으니,

       내 곁에 너희들이 있어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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