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서간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어둠에 관해 얘기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어둠과 어둠의 종류에 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우리가 어둠 할 때 퍼뜩 떠오르는 것은 앞이 캄캄한 것입니다.
이것은 미래 희망이 전혀 없는 절망과 암울함을 말함입니다.
두 번째 어둠은 죄의 어둠입니다.
이 어둠이 어제와 오늘 요한의 서간이 얘기하는 어둠인데
아담과 하와가 죄짓고 제일 처음 한 짓이 숨고 감추는 거였듯
죄짓게 되면 스스로 어둠 속에 숨기에 어두워지는 어둠입니다.
세 번째 어둠은 미움의 어둠입니다.
미움의 어둠은 일명 지옥의 어둠입니다.
미워하면 우리의 마음은 지옥이 되지요.
오늘 요한의 서간은 이 어둠에 대해 이렇게 얘기합니다.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사람은 빛 속에 머무르고 그에게는 걸림돌이 없습니다.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어둠 속에 있습니다.
그는 어둠 속에 살아가면서 자기가 어디로 가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둠의 종류가 이렇게 다르지만,
셋 다 빛이신 하느님이 안 계신다는 점이 공통점입니다.
빛이신 하느님께서 안 계시기에 우리가 절망하는 것이고,
죄가 드러나는 것을 감추려고 빛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숨다가 어두워지는 것이며,
우리 마음 안에 미움만 있고 사랑의 하느님이 계시지 않기에 어두워지는 겁니다.
제 생각에 하느님의 사랑은 불과 같습니다.
불에서 열과 빛이 나오듯이 하느님의 사랑에서도
우리를 따듯하게 하는 열정과 우리 앞을 비추는 빛이 나옵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 없어서
열정이 식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힘이 없고,
비전(Vision)이 사라져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영어의 Vision이라는 말이 그렇지 않습니까?
Vision은 라틴말 본다는 말 Video 동사에서 나온 것이며,
이 말에는 본다는 뜻이 있고 특히 앞을 내다본다는 뜻이 들어 있지요.
사실 하느님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우리에게 사랑이 있을 때 뭔가 할 열망과 의욕도 있고 미래비전도 있는데
온돌이 냉골이 되듯 하느님의 사랑이 없어서 우리의 사랑이 식어버리면
우리는 미워하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것이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구들을 데우는 불과 같고,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사랑을 데우지 않으면
우리 사랑은 온돌에서 냉골로 바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사랑이 없어서 우리 사랑이 온돌에서 냉골로 바뀌지 않았는지
그래서 미워하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것이 없고 할 수도 없는 나는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