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 묵상 1
“너희는 이곳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렸다.”
주님께서는 성전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을 쫓아내시며 나무라시는데
왜 장사꾼의 소굴이 아니라 강도의 소굴로 만들어버렸다고 하실까요?
강도란 남의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드는 사람을 일컫지 않습니까?
그것은 이런 뜻입니다.
성전은 하느님의 성전이지 나의 성전이 아닙니다.
그리고 성전에는 하느님이 계셔야지 하느님이 안 계시면 성전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계시고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가 이루어져야 할 성전에
하느님은 안 계시고 인간들이 주인행세하고 기도하지 않고 장사나 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집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강도질이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의 성전은 어떻습니까?
건물 성전뿐 아니라 나와 너 모두 성령께서 머무시는
성전이라고 바오로 사도 말씀하셨는데 나의 성전은 어떻습니까?
그런데 나의 성전이라고 하지만 나도 나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것이고
내 안에 하느님께서 계실 때 성전이지 나로 가득하다면 성전이 아니지요.
그러므로 나를 하느님의 것이 아니라 내 것이라고 소유권을 주장하고,
내 안에 하느님이 아니 계시고 나만 있다면 나는 성전이 아닐 것이고,
그래서 내 안에 하느님과의 일치인 기도는 없고 나 혼자 덩그러니 있다면
그리고 사랑은 없고 욕심만 있으며 기도는 하지 않고 근심 걱정만 한다면
그때 나는 기도하는 사람이 아니라 강도가 될 것입니다.
성전 묵상 2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시어 물건을 파는 이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셨다.”
이런 나라면 성전을 정화하신 주님께서 나도 정화하시지 않을까요?
그때 나의 성전도 주님께서 정화하시게 해야 할까요?
주님께서 정화하실 필요가 없도록 내가 스스로 정화해야 할까요?
물론 주님께서 정화하실 필요가 없도록 스스로 정화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나 스스로 말끔히 정화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주님께서 정화해주시도록 나를 주님께 맡겨드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이렇게 나를 주님께 맡겨드리면 주님은 내 안에서 나를
억지로 몰아내는 조폭이 아니라 은혜로운 청소대행업자십니다.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주님께서 정화하실 필요가 없도록
내가 스스로 정화하는 것이 물론 더 좋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를 바늘로 잘 찌르지 못하잖아요?
급체하여 사관을 터야 하는 그런 경우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 저도 깨끗하게 해 주소서!’ 하고 기도하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