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어제 복음에서는 주님께서 베드로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맡기셨습니다.
그러니까 베드로는 하늘나라의 문을 여는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주님께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불행하다고 하시는데
그것은 그들이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버리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문을 잠가 자기들도 다른 이들도 못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겁니까?
베드로는 어떻게 하길래 하늘나라의 문을 열고
그들은 어떻게 하길래 하늘나라 문을 잠가버리는 겁니까?
그런데 어제도 봤듯이 하늘나라 문을 여닫는 것은 근본적으로 주님이 아니십니까?
그런데 어떻게 그들이 하늘나라 문을 잠가버린다는 말입니까?
제 생각에 그것은 이렇습니다.
요한복음에서 주님은 당신을 길이라고도 하시고
목자라고도 하시고 양들이 드나드는 문이라고도 하시지요.
그런데 길이요 목자요 문이라고 하심이 다 하늘나라와 관련이 있습니다.
주님은 하늘나라로 가는 길이시고 하늘나라로 이끄시는 목자시며
하늘나라로 들어가는 문이시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베드로와 성인들은 양들을 주님이라는 간선도로로 이끄는 지선이고,
그래서 양들을 하늘나라로 이끌고 하늘나라의 문을 통과하게 하는 데 비해
그들은 주님을 목자가 아니라 베엘제불이라고 함으로써 주님을 따라가지도
못하게 하고 주님을 하늘나라의 문이 아니라 지옥문이 되게 하는 거겠지요.
또 다른 관점 곧 사랑과 율법의 관점에서 볼 수도 있겠습니다.
하늘나라는 사랑이신 하느님의 나라이고 사랑하는 사람이라야 들어가는 나라인데
율법 중에서 첫째가고 둘째가는 계명인 사랑보다 다른 계명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침으로써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은 하늘나라의 길을 오도하는 것입니다.
오도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잘못된 길이라는 말이 아닙니까?
길을 가본 사람은 잘 알 것입니다.
갈림길에서 이쪽으로 가야 하는데 다른 길로 인도하면 오도하는 것입니다.
천국의 길,
사랑의 길이 아닌
율법의 길,
미움의 길을 가게 하면 그것이 오도 중에서도 최고의 오도이며,
자신도 불행해지고 다른 사람도 불행해지게 만드는 길이겠지요.
아무튼, 오늘 우리는,
아니 저는, 내가 오도자가 아닌지 돌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