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는 토빗기를 읽고 묵상하면서 이런 의문을 가져봤습니다.
오늘 토빗기와 다른 결론 곧 Happy Ending이 아니라
Sad Ending으로 끝내기를 하면 사람들이 그 토빗기를 좋아할까?
또 이런 성찰도 해봤습니다.
토빗기의 이런 얘기와 이런 결말은 그리스도교적인가?
먼저 슬픈 얘기로 끝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악인들의 말로가 불쌍하고 불행한 것은 당연지사라고 생각하지만,
착한 사람의 말로는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인지상정은 그리 그리스도교적이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선 선인과 마찬가지로 악인에게도 빛을 주신다고
주님께서 가르치시지 않았습니까?
또 그리스도의 얘기는 토빗과 달리 Sad Ending이 아닙니까?
그리스도야말로 토빗보다 더 큰 사랑을 하셨고,
인간을 위해 온갖 좋은 일을 하셨건만,
제자들의 배반까지 당하시며 돌아가시지 않았습니까?
물론 모든 것을 버리고 당신을 따른 제자들이 박해도 받겠지만,
현세에서 백 배의 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시긴 하셨지요.
그러니 이것이 완전히 비 그리스도교적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럴지라도 그리스도교의 종말은 이 세상에서 Happy Ending이 아니라
부활과 영원한 생명의 Happy Ending이지요.
어제는 제가 오랫동안 알고 지내 온 분을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90을 넘기셨고 치매도 점점 심해지셔서 더 늦기 전에 만나려고
지인들과 함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한 것인데
그분이 기억은 헝클어지셨어도 도리나 예의나 관점은 또렷하셨습니다.
그런데 얘기 중에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죽어서 천당 가는 문제에 관한 얘기가 나왔을 때
천당 가는 사람은 아주 드물고 당신도 천당 갈 자격이 없다고 하시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천당 가고픈 마음이 없으시냐고,
천당 가고 싶으시면 지금부터 그렇게 기도하고 청하면 된다고 하니
가고 싶으신지에 대한 답은 않고 자격이 없다고만 말씀하시는 거였습니다.
이것이 겸손의 말씀인지 포기의 말씀인지 몰라 순간 당황하였고,
겸손의 말씀이 아니라 천당 포기의 말씀이라면
이 세상에서 열심히 그리고 행복하게 살다가 죽으면 그것으로 그만인,
그런 신앙인과 신앙생활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되었습니다.
진정 Sad Ending보다 Happy Ending이 좋긴 좋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말로가 무엇인지 생각해야겠습니다.
토빗처럼 되는 것 곧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끝나는 것인지,
그리스도처럼 되는 것 곧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행복을 얻는 것인지
오늘 토빗기를 통해 깊이 생각게 되는 오늘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