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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가꾸며...

by 김맛세오 posted Mar 25,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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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온 누리에 평화                                                                                                                                                                                                                                                                                             

 요즘엔 제 마음이 자꾸만 정원으로 달려나가지요.

어젯 밤 사이 내리는 비로

식당에 있는 화분들을 모두 밖으로 내어 놓았고요.

집 안의 화초들에게 자연의 빗물이 수돗물보다 얼마나 시원할 건 지...

또 주일인 어제는 그동안 켜켜이 쌓여 딩굴던 낙엽들을 모아 태우면서

봄맞이하는 기분은 날개돋는 천사같았으니요.

 

지난주에 핀 작고도 여린 핑크 빛 꽃이 있어

꽃말을 알아보니- '노루귀'라나요.

, 뉜가 이름도 잘 붙였다싶을 정도로 앙증스런 그 모습을 꽤나 오래 선보이고 있어,

볼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말을 걸 곤 하지요.

 

성모상 뒤켠이 삭막하여 제법 덩치가 큰 주목을 옮겨 심으면서

오랜 허리 통증(제기동 빈민 식당에서 큰 솥단지를 들다가 얻은)으로 몹시 힘겨웠지만,

추위 속에서도 파릇파릇 돋는 생명들을 보노라면

인생살이 상처가 오히려 꽃이 될 수 있다는 스스로의 위안을 느끼기도 하거든요.

 

이렇듯 봄이면 잊을 수 없는 또 하나가 있는 데

바로 제가 몇 년간 체류할 수 있던 먼 나라 영국의 캔터베리 집들의 정원입니다.

정원하면 튜립이나 장미가 가득한 영국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으니,

이맘때면 수도원에서 다운타운으로 내려가는 파인 레인(Pine Lane; 소나무 길섶) 집집의 작은 정원마다에

어찌도 그리 예쁘고 고운 갖가지 색갈의 별같은 꽃들을 심어 놓는지

기웃거리는 볼거리만으로도 감탄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거던요.

 

그렇습니다.

아마도 여기 수도원 정원은 제게 자연스럽게 맡겨진

주님의 작은 정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영국에서의 정원처럼 아기자기하거나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정원엔 비할 바 못되겠지만

이렇게도 가꾸고 저렇게도 가꾸어 볼 수 있는

저의 즐거운 텃밭이요 놀이터이기에

정원 손질을 할 땐 얼마나 신명이 나는지요!                                                                                                         

 

꽃샘 추위 속에

오는 봄과 함께 감사드려야 할 일이 참으로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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