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에 피는 꽃
표현할 수 없는 심연의 충일
말로는 못하는 그리움의 충일
슬프도록 아름답고
슬프도록 감미로운 영혼의 충일
존재의 내부에 깊은 골짜기에서
응어리진 어혈들이 풀리고
전신에 꿀 같은 선혈들이
실핏줄까지 범람하게 하는
감격과 감동의 바람은 어디서 불어오나
용서해 주어라
지난날의 아픔을 잊어주어라
네가 입힌 상처들도
그처럼 용서받기를 간청하여라
십자가의 예수께서
자신을 못박는 이들에게 행하신 용서가
인류에게 구원이 되었듯이
화해를 이루는 용서는 서로를 살린다.
용서하는 기쁨, 용서받는 기쁨
용서하는 아픔, 용서받는 자유
헤어진 살에 안식의 향유를 바르고
감추어진 선이 드러나는 곳에 피어나는
용서의 꽃
그 이름은 평화라 불리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