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에 서지 않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고,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자는 흩어 버리는 자다.”
나의 반대자는 반대를 통하여 나를 돕는 사람이다.
이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하느님은 나의 반대자를 통하여 내게 말씀하신다.
이것이 저의 신앙입니다.
그러나 막상 반대를 받으면 이렇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히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늘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그의 성향이 매우 Negative하기 때문에
사사건건 부정적으로 보고 사사건건 반대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나는 옳고 내가 하려는 것은 그대로 해도 되고,
그는 본래 그런 사람이니 무시해도 된다고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귀에 달콤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나를 잘못되게 하지
쓴 소리를 하거나 반대의 소리를 하는 사람이 나를 잘못되게 하지 않습니다.
실상 유혹자는 달콤한 말로 유혹을 하지 쓴 소리로 유혹하지 않지요.
그렇습니다.
반대자가 없을 때 나는 경솔하고, 교만하고, 마음대로 하려합니다.
그러나 반대를 받으면 그 반대의 뜻을 생각하고 신중하게 처신합니다.
실상 그 반대는 제 생각이나 판단의 약점을 짚어주고 보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반대자의 반대를 겸손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오늘 주님은 당신을 반대하는 것을 불용하는 듯한 말씀을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오늘 진정 편 가르기를 하시는 것이고
당신께 대한 어떠한 반대도 거부하시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야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반대를 받는 것이 마땅하고 그 반대를 겸손히 받아들여야 하지만
주님은 완벽하시고 늘 옳으시기에 감히 반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일까요?
제 생각에 오늘 주님은 악령과의 관계 안에서 이 말씀을 하십니다.
악령의 힘을 빌려 악령을 퇴치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을 흩어 버리려는 사람들에게
그것은 오로지 주님을 반대하기 위해 반대하는 것일 뿐이며,
주님을 따르는 이들을 흩어버리려는 사악한 술책이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예수는 그저 인간일 뿐 아니라 우리의 주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리고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광채이시고 우리의 빛이십니다.
우리는 그 빛 안에 있든지 밖에 있든지 둘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가 어둠의 자식이 되지 않고 빛의 자녀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빛 안에 있을 때뿐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우리가 어둠의 자식이 되는 것은
어둠을 쫓아가서가 아니라 빛 안에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빛만이 실재(Reality)이고 어둠은 그저 빛이 없는 상태일 뿐이며
어둠이 빛의 반대인 것 같지만 사실은 밝음의 반대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어둠이 굳이 빛의 반대라면
그것은 오로지 빛 안에 있지 않는 것으로서 반대입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오늘 이에 대해
“그들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제멋대로 사악한 마음을 따라 고집스럽게 걸었다.
그들은 앞이 아니라 뒤를 향하였다.”고 말합니다.
사악한 마음 때문에 주님을 반대하기 위한 반대의 길을 가고,
그래서 빛이 있는 앞이 아니라 그 뒤의 어둠을 향하여 갑니다.
반대하기로 굳어진 사악한 마음 때문에
앞에 계신 주님께 나아가지 않고 뒤돌아가는
어두운 그 영혼이 내가 아닌지 돌아보는 오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