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은 돈만 있고 사랑은 없으며
그래서 이웃도 없고 이름도 없는 부자에 대한 얘기입니다.
더 정확히 얘기하면 거지는 라자로라는 이름이 있는 것에 반해
부자는 천국에서 이름이 없는데 이것이 말하자면
천국에서의 인생 역전입니다.
그렇잖습니까?
이 세상에서는 거지가 이름이 없고 부자는 이름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름을 날렸을 곧 유명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부자는 왜 천국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을까요?
부자라는 것, 자체로 천국에 들 수 없었던 걸까요?
그것은 아닐 것입니다.
부자가 천국에 들지 못하는 이유는 천국이 사랑의 나라인데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돈만 있고 사랑의 없기 때문입니다.
위로는 하느님 사랑이 없는 사람이고,
옆으로는 이웃 사랑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이런 비교를 하며
누가 천국에 들지 생각해봤습니다.
호화로운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과
오두막집에서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는 사람.
고급 와인 바에서 혼자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과
선술집에서 친구들과 떠들썩 막걸리는 마시는 사람.
오늘 독서 말씀처럼 안락한 소파에 비스듬히 누워 종을 부리고
손에는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시중받는 사람과
손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밥을 짓고 빨래를 해주는 사람
굳게 닫힌 대궐에 어쩌다 한두 사람 들락날락하는 집에 사는 사람과
열려있는 문으로 문지방이 닳도록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집에 사는 사람.
신선 가게만 골라서 장을 보고 건강한 먹거리만 먹는 사람과
자기 밭에서 나는 것을 서로 나눠 먹고 별미를 하면 나눠 먹는 사람.
자기 잎에 음식을 넣는 사람과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는 사람.
그래서 마지막으로 여러분도 잘 아시는 얘기를 하며 끝을 맺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죽어 천국과 지옥을 둘러봤더니
천국과 지옥 모두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는데
문제는 젓가락이 길어서 자기 입으로 음식을 넣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천국에서는 서로의 입에 음식을 넣어주니 먹을 수 있는 데 반해
지옥에서는 그저 자기 입에만 처넣으려고 하다
그 맛있는 것을 하나도 먹을 수 없습니다.
천국과 지옥의 차이는 이것이라는 것을 알기는 잘 알지만
이 차이를 실제로 사는 것은 잘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되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