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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4주 월요일- 모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것

by 당쇠 posted May 1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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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목숨을 내놓기 때문에 나를 사랑하신다.”

저의 이름은 한자로 金 燦善입니다.
보통 빛날 찬, 착할 선이라고 제 이름을 소개합니다.
그런데 善이 우리말로는 두 가지의 뜻을 가집니다.
좋음과 착함입니다.

그 사람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할 때 다른 사람이 싫어하는 것,
즉 나쁜 짓을 하지 않는 사람을 보통 일컫습니다.
더 적극적으로는 나쁜 짓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우리말로 참 착하다고 할 때는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하는 면에서는 같지만
그 다른 사람이 보통 윗사람이고, 그래서
어른이 원하는 대로 하고, 어른의 말을 잘 듣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러니까 아랫사람이 윗사람보고 좋은 분이라고 해야지
착한 사람이라고 해서는 안 될 말이고,
그러니 예수님을 착한 목자라고 함은 어법에 맞지 않습니다.

아무튼 주님은 우리에게 참 좋으신 목자이십니다.
왜 참으로 좋으신 목자이신지는 오늘 당신이 직접 말씀하십니다.

첫째로 양들을 위해 당신 목숨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자기가 가진 좋은 것을 움켜쥐지 않고 내어주기만 해도
우리는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주님께서는 당신이 가지신 좋은 것 뿐 아니라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답니다.
이는 이리떼가 오면 자기만 살려고 양들을 내버려두고 도망치거나
심지어 자기잇속을 차리기 위해 주인 몰래 팔아먹는 삯꾼과 다릅니다.

이런 면에서 저는 저 자신을 반성합니다.
저의 형제들이나 사람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지는 못할지라도
모욕이나 비난이라도 대신 감수하기는 하는지.....
형제들이나 사람들에게 주님의 선을 나누는 내가 되려하기보다는
내 비위를 맞추는 사람 정도로 사람들을 생각지는 않는지,
내가 하는 일을 돕는 사람 정도로 사람들을 생각지는 않는지...

주님이 좋은 목자이신 두 번째 이유는 양들을 잘 알기 때문이랍니다.
잘 아신다 함은 우리의 죄와 잘못을 샅샅이 아신다는 뜻도 되지만
우리의 필요를 다 아시고,
우리의 고통을 잘 아시고,
우리의 약함을 잘 이해하신다는 뜻입니다.

이런 면에서도 저는 저를 반성합니다.
저는 제가 사람들을 알려고 하기보다 남이 저를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기보다
남이 제 처지를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사랑만큼 아는 것인데 저는 정말 사람들을 알지 못합니다.
많이 알지도 못하지만 잘 알지도 못합니다.
그러면서 남에게도 저 자신에게도 핑계를 대는데
보통 저는 너무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 어쩔 수 없다고 핑계를 댑니다.

그제도 청년 미사 뒤 어떤 분이 제 조카들 이름을 대면서
자신을 누구라고 소개를 하는데 제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도 무안하고 미안했습니다.
그분에게 상처가 안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름보다 더 안 좋은 모름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처지를,
사람들의 아픔을,
사람들의 갈망을 주님처럼 잘 알아야 하는데
잘 모르거나 건성으로 압니다.

아무튼 자신의 잘못을 모른다고 하는 모르쇠도 문제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사람을 상대한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 모르는 것을 정당화하는 모르쇠가 더 뻔뻔하고 나쁩니다.
사실 그것은 모르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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