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분이 아니다. 그분께서는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마침 어제 참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에 대해 나눴습니다.
오늘 대 예언자인 세례자 요한의 축일에 앞서 예언자에 대해 나눔을 한 셈입니다.
어제 저는 예언자란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고,
하느님과 하느님의 뜻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 하느님께로 사람들을 인도하도록 파견된 사람이라는 취지로 나눔을 했습니다.
그러니 거짓 예언자란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예언자인양 하는 자이고 사람들을 하느님께 인도하지도 않는 자입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거짓 예언자가 아니라 참 예언자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그분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합니다.
사람들이 열망하는 그분이 결코 아니라고 강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요한이 거짓 예언자였다면 사람들이 자신을 그리스도라고 여길 때
침묵하거나 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은근히 그것을 즐겼을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그분 없는 자기는 없다는 뜻으로
자기는 그분이 아니라고 강하게 얘기합니다.
그렇습니다.
무릇 모든 인간이 하느님 없는 자기가 없지만
하느님의 사람이라면 더욱 하느님 없는 자기는 없다고 해야 합니다.
나는 나가 아닙니다.
하느님 없이 있는 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독립적인 나가 아니라 관계적인 나라는 얘기이고,
주님과의 관계에서만 내가 있는 존재라는 얘기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시작에서부터 지금의 나까지
하느님 없이는 있을 수 없는 나라는 겁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사람은 그분과의 관계에서만 자신을 얘기하고,
말뿐 아니라 자기의 존재로 끊임없이 하느님을 가리킵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은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가리키는 사람입니다.
자신이 세례를 주고 있는 요르단강에 주님께서 나타나 지나가시자 요한은
주님을 가리키며 저분이 바로 그분이시니 그분을 따르라고 하며
제자들을 주님께로 인도하고 인계합니다.
자기만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라
자기의 제자들도 이제 자기의 제자가 아니라 주님의 제자로 인계하는 겁니다.
하느님에게서 비롯된 존재,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가리키는 존재,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마침내 인계까지 하는 존재,
우리도 이런 존재가 되어야 함을 세례자 요한에게서 배우는 오늘 우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