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사야가 예언자로 부르심을 받고 베드로가 부르심을 받는 얘기입니다.
이는 지금의 우리가 부르심을 받을 때도 이러해야 한다는 모범이겠습니다.
그러니까 부르심을 받고 그 성소를 살아가려면
이사야나 베드로처럼 하느님 체험을 언젠가 해야 한다는 뜻이고,
그래야 성소가 흔들리지 않고 충실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언젠가 해야 한다는 표현을 제가 썼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 성소라면 결혼 전에 그 성소를 확고히 느끼고 하면 제일 좋겠지만
처음에는 그것이 성소인 줄 모르고 그저 서로 좋아서 했을지라도
나중에 언젠가는 결혼이 서로 좋아서 하게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짝지어주셔서 하게 된 것이라고 성소를 발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수도 성소도 하느님 체험 없이 수도원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매우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동기로 들어올 수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하느님께서 이런 동기를 이용해서 나를 부르셨다는
하느님 체험이 있으면 되고 그래야 성소를 끝까지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하느님 부르심의 체험은 더 근본적인 것까지 가야 합니다.
곧 내가 태어난 것부터 하느님의 부르심이고,
이 부모와 이 자식의 만남도 부부와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 그렇게 맺어주신 거라는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내가 태어날 때 내가 원해서 태어난 것이 아니고
부모를 선택해서 네기 태어나지 않았으며,
하느님께서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하셨고 이 부모에게서 태어나게 하셨지요.
나에게서 태어난 자녀도 내가 이 자식을 낳겠다고 해서 난 것이 아니고
이 자녀가 나에게 주어진 것이지 않습니까?
이 자식을 여러분이 낳은 것입니까? 주어진 것입니까?
주어진 것이라면 누가 주신 겁니까?
그런데 성소 체험이랄까 깨달음이 있기 전에는
내가 나의 2세 계획을 세우고, 내가 낳았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그러니까 은총으로 하느님 체험과 함께 성소 체험을 하게 되면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부르심이고 섭리였음을 몰랐던 자신을 깨닫게 되는데
이때 우리가 느끼는 것이 오늘 이사야와 베드로가 느끼는 바로 그 죄책감입니다.
그 죄는 도둑질처럼 나쁜 짓을 한 죄가 아니라 하느님을 몰라뵌 죄,
하느님을 몰라뵈고 내가 다 하고 내가 잘나서 한 것인 줄 알았던 죄,
하느님께 청하고 하느님의 이끄심에 따르지 않고 내 힘으로 다 하려고 한 죄,
나의 한계와 무력함을 깨닫지 못하고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깨닫지 못한 죄입니다.
그래서 이사야는 자신이 "입술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죄를 고백하고, 베드로는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라고 고백하는데 그러니 떠나가 달라고도 합니다.
그런데 주님이 자기에게서 떠나는 것이 베드로의 진심일까요?
거짓말은 아니지만, 진심이라기보다는 죄인인 자기가
거룩한 주님 앞에 있는 것이 너무나 부당하고 부담스럽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이런 그들을 하느님은 예언자로 파견하시고 사람 낚는 어부로 삼으십니다.
부르시어 당신의 사람으로 삼으시고 당신 대신 사람들에게 보내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그들과 다르지 않은 하느님의 사람들이고
파견되는 사람이라는 것을 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요 그것은 파견되기 위한 것임을.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욥에게 예수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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