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당신이 평화를 주러온 것이 아니라 분열을 주러오셨다고
말씀하시기 전에 불을 지르러 또한 오셨다고 하십니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
내가 받아야 하는 세례가 있다.”
여기서 불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사람의 마음에 불을 지르시는 거라면 그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말에 화가 있는데 한자어로는 분노라고 하지요.
화가 지글지글 끊는다는 표현도 우리말에는 있지요.
그런가하면 분노의 불꽃이라는 말도 있고
분노가 타오른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말씀을 세상의 불의에 대해
정의로운 분노의 불을 지르러 오신 것이요,
분노의 불이 타오르기를 원하신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몇 년 전 광화문 광장에서 타올랐던 분노의 촛불 같은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 거대한 불의가 조직적으로 자행되면
이런 불의는 한두 사람의 힘으로 끝장낼 수 없기에
폭력적이지만 않다면 분노가 들불처럼 타올라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불이 성령의 불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받아야 할 세례도 성령의 세례이고요.
주님께서는 성령의 불을 지르시어 그 불이 타오르게 하시느라
성령의 세례를 받으시는 분입니다.
왜냐면 분노의 불은 홧김에 집에 불을 지르듯
다른 사람은 태우되 자기는 태우지 않지만
주님의 불은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촛불처럼
당신을 바쳐 세상과 우리를 불타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요한 복음을 보면 제자들이 주님의 성전정화의 모습을 보며
"당신 성전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는
성경 말씀을 떠올렸듯이 이 때 주님의 거룩한 분노는 당신을 바쳐
하느님의 성전을 거룩하게 하려는 열정과 사랑의 다른 이름이지요.
세례가 자기 죄를 씻는 거라면 주님께는 받아야 할 세례가 없지만
그런데도 굳이 받아야 할 세례가 있다고 하심은 천주의 어린양처럼 당신을
바쳐 세상의 죄를 씻으시는 성령의 세례는 받으셔야 한다는 말씀인 거지요.
그리고 성령은 사랑이시기에 하나가 되게도 하지만 갈라지게도 합니다.
다시 말해서 성령은 일치도 가져다주지만 분열도 가져다주기에
성령의 주님은 일치/평화가 아니라 분열을 주러 오셨다고 말씀하신 겁니다.
진정한 사랑은 다른 것은 포용하지만 틀린 것은 반대하기 때문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잘못된 사랑은 다른 것은 배격하고 틀린 것과는 타협하지요.
우리는 가끔 다른 것은 틀렸다고 하면서 포용하지 못하고,
틀린 것 그래서 정작 반대하고 배격할 것은 분열이 두려워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고 타협하며 거짓 평화를 유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세례도 받고 성령의 불도 질러야 할 우리,
다른 것은 포용하되 틀린 것은 반대하고 배격해야 하는 우리,
거짓 평화는 배격해야 하는 우리여야 함을 묵상하는 오늘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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