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콜로새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여덟 번이나 '하십시오'라고 권고합니다.
입으십시오. 서로 용서하십시오. 사랑을 입으십시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타이르십시오.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이 여러 가지 권고를 들으며 얼마나 간절하면
이렇게 여러 번 바오로 사도가 권고를 할까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사도의 이 간절함에 비해 너무 많은 권고를 한꺼번에 쏟아부음으로 인해
우리 귀에는 오히려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거나 흘려 들을 수도 있지요.
배고프다고 또는 너무 맛 있다고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목구멍이 막히고
사용한 휴지를 한꺼번에 많이 버리면 변기가 막히듯
우리가 자녀들에게 하는 소리도 한꺼번에 다 쏟아부으면
하나도 먹히지 않거나 잔소리가 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우리는 잔소리를 한 것이 아니고 중요한 말을 한 것인데
너무 많으면 그 크고 중요한 당부가 작은 것이 되고 잔소리가 되는 거지요.
그래서 내 말을 꼭 듣게 하고프면 중요한 것 한두 가지만 얘기해야 되지요.
같은 이유로 이 많은 권고중에 한두 가지를 추려서 듣는다면
우리는 어떤 것을 들어야 할까요?
사실, 오늘 바오로 사도의 권고는 다 얼마나 훌륭하고 아름다우며
그래서 다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것이지만, 그래도 추려야 한다면
'하느님께 감사'와 '이웃에게 사랑'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하느님께 감사하는 삶에 대해서는 그저께 이미 했기에
오늘은 이웃을 사랑하라는 권고에 집중코자 하는데
바오로 사도는 사랑을 권고하면서 이렇게 얘기를 전개합니다.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이 말은 사랑의 겉옷 안에 속옷도 입으라는 말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겉옷이 있어도 속옷을 입지 않으면 안 되듯
사랑이라는 겉옷도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와 같은
속옷들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겠습니다.
저도 예전에는 성급하게 사랑이라는 겉옷만 입고 나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추운 겨울 누가 도움을 청한다고 급하게 겉옷만 걸치고 나가면
찬 바람이 옷 속으로 들어와 이내 다시 안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듯이
우리의 사랑도 속옷들을 입지 않고 덤벼들다가는 이내 그만두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는 우리가 입어야 할 속옷들인데
이 속옷들 중에서 겸손이라는 속옷은 꼭 입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겸손이 제게 제일 부족했고, 그래서
사랑 실패를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겸손하게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이 체하더라고요.
앞서 너무 사랑하기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권고를 하면 막히고 잔소리가
된다고 말씀드렸듯이 겸손하게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도 체하는 것이지요.
겸손하지 않으면 내 사랑만 믿고,
다시 말해서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지 않고 막 사랑을 퍼붓는데
그럴 때 그 사랑은 사랑 폭력이 되거나 사랑 오남용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하듯
사랑도 꼭꼭 씹어 체하지 않도록
상대가 먹는 것을 보며 줘야 함을 묵상하는 오늘 우리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도전받고 격려도 받는 오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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