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도록 합시다."
바오로 사도는 어제도 희망이 없는 다른 사람들처럼 되지 말라고 하더니
오늘도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으라 합니다.
이것은 마치 주님께서 '이방인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얘기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신 것과 같은 뉘앙스입니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얘기하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깔보는 것은 아니지요.
다른 사람들보다 나아야 한다는 자극이요 도전이요 격려지요.
자꾸 제 얘기하는 것 같아서 얘기하는 것이 그리 흔쾌하지는 않지만
옛날의 저는 저 자신에게도 그리고 형제들에게도 다른 사람들하고
똑같을 거면 뭣하러 수도원에 들어왔냐는 태도를 강하게 견지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성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컸지요.
그러다가 이런 생각을 버리게 되었는데 이것도 하나의 욕심이고,
욕심 중에서도 고차원적인 욕심이며 교만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려고 하기보다는 성인들이 살았던 사랑을 살자고,
성인이 목표인 삶이 아니라 하느님이 목표인 삶을 살자고
목표 수정을 했는데 이런 좋은 이유 말고 다른 이유도 있었습니다.
곧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평범한 사람이 되자는 것인데
향상向上의 의지를 포기한 평범이요,
다분히 편안함에 안주하는 평범이었지요.
어제 아침에도 혼자 미사를 드리면서 저를 성찰하고 반성하는데
요즘 들어 자주 저를 내어주기보다 저의 만족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삶을 많이 살고 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만들거나 일을 벌이려 하지 않고,
성가신 일이나 상황을 피하려고 하는 것 등등.
이렇게 만족과 편안함에 안주하는 평범을 살기 시작하면
부지런히 움직이던 제가 활동을 멈추고 앉게 되고,
앉아 있던 저는 소파에 비스듬이 기대게 되고,
기대어 앉아 있던 저는 완전히 자리를 깔고 누울 것이고,
자리를 깔고 누운 저는 그만 잠에 빠지게 되겠지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밤에 나쁜 짓을 하거나
쾌락에 빠져 지내는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밤이란 나쁜 짓과 쾌락의 시간만이 아니라
밤은 잠에 취해 있는 시간이기도 하잖아요?
밤에 깨어 나쁜 짓 하기 보다 잠자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잠을 잔다는 것은 오늘 바오로 사도가 얘기하듯 맑은 정신으로
깨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사랑도 잠들고 좋은 일도 멈춘 상태지요.
죄 짓지 않기 위해 잠이나 자는 그런 소극적인 태도로는
사랑을 이룰 수 없고 무엇보다 하느님께 갈 수 없습니다.
육신의 잠은 좋은 것일 수 있지만, 영적인 잠,
그러니까 영이 잠들고 사랑이 잠든 그런 잠은 나쁩니다.
그러므로 오늘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을 받는 우리는
썩어빠진 정신은 버리고 맑은 정신을 차려야 합니다.
정신을 차리는 것은 오늘 복음의 더러운 영은 몰아내고
어제 복음의 주님처럼 영을 받는 것이니
우리는 정신을 차리고 대낮의 자녀로 살아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다.^♡^
(선방의 죽비소리처럼 다가온 말씀)
http://www.ofmkorea.org/379215
19년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꽃은 보지 않고 꽃향기만 맡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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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시선을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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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Privacy에 갇히는 더러운 영의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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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무 상관이 없기를 바라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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