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에게 성령은 그리스도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는 성령에 대해 말할 때, "성부의 영", "성령"이라는 용어 대신 "주님의 영"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이것은 바오가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성령을 아드님과 연결시키는 것과 유사하다. 바오로는 갈라디아서에서, 때가 찼을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 당신의 아들의 성령을 보내 주셨습니다"(갈라 4:4-6) 라고 말한다. 또 그는 "그리스도의 영"(로마 8:9), "예수 그리스도의 영"(필리 1:9), "주님의 영"(2고린 3:17)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리스도의 신비는 성령의 신비와 분리될 수 없고, 성령 또한 그리스도와 분리될 수 없다. 바오로와 프란치스코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 계시와 무관하게 하느님의 영, 성령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바오로의 영향을 받은 프란치스코에게 그리스도의 발자취 따름은 하느님의 영, 성령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회개의 삶은 그리스도의 영과의 하나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프란치스코는 1223년 회칙 10장에서 말한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바로 이것을 얻도록 힘쓰십시오. 즉 주님의 영과 그 영의 거룩한 활동을 마음에 간직하고 주님께 깨끗한 마음으로 항상 기도하고 박해와 병고에 겸허하고 인내하며, 또한 우리를 박해하고 책망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힘쓰십시오."
프란치스코에게 주님의 영은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었다. 예수 그리스도는 자신을 박해하는 이들을 사랑하셨기에, 주님의 영은 우리가 그와 같은 삶을 살도록, 즉 우리가 책망하고 비방하는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이끈다. 프란치스코에게 성령은 우리가 방언의 은사를 주시는 분, 혹은 다른 아픈 이들을 낫게하는 하시는 분이라기 보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일치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시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