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께서는 제자들과 작별하시며 제자들을 위해 기도하시는데
당신 삼위가 하나인 것처럼 제자들도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십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어떻게 하면 성삼위 하느님처럼 하나가 될 수 있고,
하나가 되는 데 있어서 어떤 것들이 장애가 되는지 생각해봤습니다.
제일 먼저 성격이 다른 것을 봤습니다.
사랑해서 하나가 되었지만 성격이 달라 갈라졌다고
하도 많이들 얘기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주 얘기하는 바이지만 다르기로 치면 성격이 다른 것보다
성性이 더 다릅니다. 다시 말해서 남성과 여성이 더 다릅니다.
그런데도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기에 만난 것입니다.
사랑했을 때는 다른 것이 문제가 없거나 오히려 남녀가 다르기에
서로 끌리고 사랑했었는데 사랑에 문제가 생기니 다른 것을 문제 삼습니다.
제가 저의 육신의 누나들을 만나면 정말로 많이 부닥칩니다.
거의 모든 것이 다르고 그래서 저와 다른 식으로 저를 사랑해주시는데
그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랑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르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랑을 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형제지간에 갈라설 일이 없습니다.
만약 갈라진다면 재산 문제로 갈라서지
이런 것 때문에 갈라설 일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생각이 다르고, 주장과 이념이 다르고, 종교가 다릅니다.
이런 것 때문에 우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고, 심각하게 싸우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또한 싸우거나 갈라질 이유가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것을 가지고 자기를 고집하기에 싸우고 갈라지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상대가 왜 저런 생각이나 주장을 하는지 잘 들어보면
상대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이해하게도 되는데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싸우고 서로 갈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옛날 저와 제가 존경하는 수사님과는 정치적으로 정반대였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논쟁을 참으로 많이 했지만 그것 때문에 제가 수사님께 대한
저의 존경이 줄어들지 않았고 그래서 갈라질 이유가 도무지 되지 못했지요.
그러므로 이런 다름은 사랑의 적이 아닙니다.
사랑의 진짜 적은 '다름'이 아니라 '자기'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얘기하는 '자기'란 너를 인정하거나 존중치 않는 자기입니다.
우선 자기 욕심이 사랑의 적입니다.
재물을 자기 소유로 하려는 욕심이 서로 다투게 하고 갈라지게도 하지만
너를 나의 것으로 소유하려고 하는 그 욕심이 더 사랑의 적입니다.
재물 소유보다 사람 소유가 더 사랑의 적이라는 얘기인데 사람 소유란
너를 나의 것으로 소유하기 위해서 내 마음에 드는 사람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고, 그래서 서로 다투다 결국은 갈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제일 문제가 되는 사랑의 적은 교만입니다.
교만이란 지독한 '자기중심' 또는 '자기집중'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교만한 사람은 자기가 최고이고 자기밖에는 없으며
그러므로 교만할수록 남에 대한 존중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거지만 저의 고질병이 바로 지독한 교만이지요.
형제가 잘못하는데 그는 괴로워하지도 고치려 들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더 괴로워하고 그래서 결국은 그 형제의 잘못을
제가 고쳐주려고 하고, 공동체의 분위기도 제 입맛대로 바꾸려고 하거나
공동체의 문제를 제가 다 해결하려는 것 등인데 이것이 다 교만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는 욕심과 교만을 경계하여 자기를 버릴 때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기도하신
주님 말씀대로 사랑을 하고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성찰하는 오늘 우리입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http://www.ofmkorea.org/224711
18년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영적인 이리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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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사랑의 수다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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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런 주책바가지는 괜찮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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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귀한 자유, 위험한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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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부활 제7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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