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면서 널리 퍼져 나갔다."
오늘 사도행전을 읽다가 하느님의 말씀이 자랐다는 표현이 새삼스러워서
그 뜻이 무엇일까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 말씀이 널리 퍼져 나갔다는 뜻으로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널리 퍼져 나간 것과 다른 의미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자라고 있는지,
또는 우리 공동체 안에서 자라고 있는지 생각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자라지 않고 그대로이거나 죽어갈 수도 있고
우리들 공동체 안에서도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하느님의 말씀이 내 안에서 자라거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뜻입니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씨앗에 비유한 것입니다.
이 비유에서 하느님의 말씀은 아예 씨가 뿌리내리지 못한 경우도 있고,
씨가 뿌리내리기는 했지만, 곧 말라비틀어져 죽거나 숨이 막혀 자라지
못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 어떤 경우건 하느님의 말씀은 자라지 못합니다.
그러나 잘 자란 씨앗은 수십 배의 열매를 내는데
한 사람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잘 자라면 그는
하느님을 믿는 이의 수를 늘리는 수확을 거두고,
하느님의 말씀이 널리 퍼져 나가게 하는 결과를 맺습니다.
그런데 하느님 말씀이 한 사람 안에서 잘 자라기만 해도
하느님 말씀은 그 사람 안에만 머물지 않고 널리 퍼져 나가지만
공동체 안에서 잘 자라면 하느님 말씀은 더 멀리 또 많이 퍼져 나갈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내 안에서 하느님 말씀이 잘 자라고 있는지
먼저 성찰한 다음 우리 공동체 안에서는 잘 자라고 있는지도 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공동체가 기도는 같이 많이 하는데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자라고 있는지는 같이 성찰하지 않고,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서 자라도록
같이 노력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하는데 하느님 말씀을 듣지 않는다면
그 기도는 아이가 자기 필요한 것만 달라고 하고
부모가 하는 말은 듣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인데
우리 공동체가 집단적으로 바로 그렇게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수도 생활을 하면서 늘 아쉬운 것은
공동으로 하느님 말씀을 듣는 것에서 실패하는 것, 다시 말해서
공동체에게 하시는 하느님 말씀을 같이 듣는 것에 자주 실패한다는 겁니다.
물론 우리는 매일 미사를 드리거나 전례를 거행하면서
복음이나 성경 말씀을 같이 듣지만 거기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같이 찾지 못하기에 각기 듣고, 각기 느끼고, 각기 결심하고는 합니다.
프란치스코는 자주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하느님께서 뭐라고 말씀하시는지 같이 듣자는 뜻에서
성경을 세 번 같이 펼치곤 하였지요.
하느님 말씀을 같이 들었다면 이제는 같이 실천함으로써
싹이 튼 하느님 말씀이 자라게 해야 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더 멀리 또 많이 퍼져 나가게 해야겠지요.
아무튼 오늘 저에게는 이런 하느님 말씀이 들리는 듯합니다.
'내 말 네 안에서 잘 자리고 있니?'
'내 말 너희들 안에서 잘 자라고 있니?'
그런데 아무튼 우리가 다시 명심해야 할 것은
우리가 개인적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은
들으면 그것을 실천해야 하기에 듣지 않는 것이기에 우리는 오늘
개인적으로든 공동체적으로든 듣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도록 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둠을 사랑하게 되지.)
http://www.ofmkorea.org/10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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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것은 보는 것이다.)
http://www.ofmkorea.org/88766
15년 부활 제4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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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fmkorea.org/77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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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께서 말씀하시게 하는 단식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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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빛, 단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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