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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어둔 밤의 빛

by 당쇠 posted Dec 2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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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에서 시메온 노인은 태어난 아기 예수를 알아보고
이교 백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라고 증언 합니다.

시메온은 어떻게 갓난아기를 보고
즉시 구원자요 계시의 빛임을 알아볼 수 있었을까?

우리 표현으로 하면 神氣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외할머니는 굿이나 푸닥거리는 하지 않으셨지만
신이 내린 분이셨습니다.
신기가 있으셔서인지 정말 대단한 직관력을 가지셨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그 미래가 어떨지 내다보는 눈이 있으셨습니다.
잡신도 영은 영이기에 얼마든지 그럴 능력이 있는 것이지요.
악령도 예수님을 알아봤으니 말입니다.

오늘 복음도 시메온에게 영이 머물러 있음을 얘기합니다.
그는 의롭고 구원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사람인데다
그에게 머물러 계신 성령이 구원자를 보게 될 것이라 알려주셨기에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을 때
즉시 아기가 누구인지 알아본 것입니다.

그런데 이 시메온이 예언한 아기 예수는 계시의 빛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만 유보되는 계시의 빛이 아니라
이교 백성에게도 열려있는 계시의 빛입니다.
어둠 속에 있는 사람에게 볼 수 있게 하는 빛입니다.

하느님은 보이시는 만큼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분이십니다.
보이시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께서 나타내 보이신 하느님이고
하느님을 볼 수 있게 하는 영의 빛, 계시의 빛이십니다.
나타내 보이신 하느님 없이 우리가 하느님을 절대로 볼 수 없고
영의 빛, 계시의 빛이 없이 하느님을 절대로 볼 수 없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한국에서 저를 찾아온 분들이 있어서
같이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여러 곳을 들렀는데 그 중의 한 곳이 “Lost Sea”였습니다.
말하자면 지하호수인데 한참을 내려갈 정도로 꽤 깊었습니다.
그 깊은 지하에 뱃놀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호수가 있다는 것도 놀랍고 인상적이었지만
더 인상에 남는 것은 지하로 내려가는 중에 한 체험이었습니다.
그들이 붙인 이름은 “Absolute Darkness Experience”입니다.
절대 암흑 체험이지요.

한참을 내려간 어느 지점에서 불을 완전히 껐습니다.
그야말로 빛이 하나도 없는 칠흑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칠흑 같은 밤이라고 해도 어느 정도 보였는데
빛이 정말 하나도 없으니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보려 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때 저는 처음 깨달았습니다.
나는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이 내가 눈을 감아서 보지 못하거나
나의 시력이 약해서 보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아무리 보고자 해도
그래서 눈을 부릅떠도
그리고 아무리 시력이 좋아도
빛이 없으면 볼 수 없습니다.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이 보게 하는 것입니다.

보는 것은 분명 나의 눈이지만
빛에 의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보려고 하고 보는 것은 능동태이지만
보게 되는 것은 수동태입니다.

우리 인생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도 있고
영적으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둔 밤도 있습니다.
바로 이때 그리스도는 보게 하시는 계시의 빛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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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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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뭉게구름 2009.12.29 14:14:37
    "그리스도는 보게 하시는 계시의 빛 이십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의 靈을 모시면
    영혼이 깨어서
    일상생활(日常生活) 에서
    그 일상생활이 더 이상 일상(日常) 이 아니고
    경이(驚異) 롭고,환한 빛으로 보일 것 입니다.
  • ?
    홈페이지 뭉게 구름 2009.12.29 14:14:37
    쥬라블님 !

    머나먼 동토(凍土)에서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는
    쥬라블님께 감사 드리며
    항상 주님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 ?
    홈페이지 쥬라블 2009.12.29 14:14:37
    항상 말씀으로 하루를 함께 시작하는 분들이 있어 행복한 하루 입니다.
  • ?
    홈페이지 요셉 2009.12.29 14:14:37
    그렇습니다.
    제가 아주 어렸을 때 동생하고 시골 친척집에
    다니러 간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골도 시골이 아니어서
    전기불도 많이 있고 하지만,
    목적지에 내리니 밤이었고 버스의 불빛이 사라지니
    그야말로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절벽이 있는 것처럼, 개천에 빠질 것처럼
    한 발자국도 내딛지를 못하고 동생하고 전 친척분의 손에 이끌러 마치
    눈먼 사람처럼 더듬거리며 간 길이 날이 밝은 다음날에 보니
    어제 그렇게도 두려워서 벌벌 떨며 동생하고 제가 한 발자국도 띠지 못했던
    그 길이 안전한 길이었음에 놀랐던 사실이 기억나며,

    지금 생각하니
    “아무리 시력이 좋아도
    빛이 없으면 볼 수 없습니다.
    눈이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이 보게 하는 것입니다.“라는 말씀이 맞는 말씀이군요.

    눈이 있어도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시력은
    성령의 인도가 없으면 가능하지 않다는 것,
    성령의 인도에 자신을 맡기는 사람만이 가능하다는 것,

    바로 프란치스코 성인께서 유언에서
    “주님이 친히 나를 그들 가운데 데리고 가셨고
    나는 그들 가운에 자비를 베풀었습니다.“라는 말씀하신 것처럼
    성령의 인도에 귀를 기울이는 능동적인 사람,
    성령의 인도하심에 제 자신을 맡기는 수동적인 사람으로 오늘을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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