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희는 황소가 아니라 저희 입술을 바치렵니다."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오늘의 독서 호세아를 수없이 읽었지만 황소보다 입술을 바치겠다는 말씀이
처음 눈에 들어오며 이것이 무슨 뜻일까 처음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성경을 읽으면서 빠트리면서 읽는 것이 많습니다.
오늘 호세아서도 "너희는 말씀을 받아들이고 주님께 돌아와 아뢰어라"는
말을 먼저 한 다음 황소보다 입술을 바치겠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을 놓고
볼 때 우리는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잘 실천하겠다는 대답을 하기보다
황소를 예물로 바치는 것으로 하느님 섬기기를 다했다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느님 말씀을 잘 듣고 그것을 그대로 잘 실천하는 것보다
황소를 잡아 바치는 것으로 내가 정작 해야 할 것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이에비해 오늘 복음의 율법 학자는 "너는 하느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고
주님으로부터 칭찬을 받는데 그것은 그가
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사랑 실천이 하느님을 더 사랑하는 것이고, 하느님께서
더 원하시는 것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입니다.
황소를 잡아 바치는 것이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닌 것은 아니지요.
그러나 황소를 잡아 바치는 것은 원래 나를 바쳐야 하는데
나대신 황소를 바치는 것이기에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의 등급을 매긴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정도의 하느님 사랑이라고 하겠습니다.
요즘 사회복지 시설에 가면 자원 봉사자가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이 대부분인데 일하는 젊은 분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하지 않는 사람 중에도 시간을 내어 몸으로 봉사하기보다는
돈으로 후원하는 것으로 대신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떨어져 사는 자녀들이 자주 부모를 찾아와 뵙기보다
택배로 고기를 보내고 통장으로 돈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한다면-그마저 않는 것보다 낫겠지만-그것이 부모가 더 원하는 효도와 사랑은 아니지요.
그래서 아무리 작은 사랑일지라도 제가 몸소 사랑해야 하는데
어떤 <대신 사랑>이 저에게 있는지 성찰해봤습니다.
저는 몸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대신 기도를 많이 합니다.
옛날에는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제 시간을 내고
제 몸을 움직여 도움을 주려고 하였고 기도보다는
물질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더 도움을 주고자 하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느님께서 몸소 그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십사고
기도해주는 것이 더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기도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요즘와서는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사랑을 하느님께 미루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혹 제가 사랑 실천을 할 경우라도
여러분의 사랑을 대신 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북한일을 하거나 지금 선교 협동조합 일을 하는 것이 다
여러분의 사랑을 모으는 일이고 여러분의 사랑을 제가 대신 전하는 거지요.
앞서 봤듯이 이 <대신 사랑>들이 사랑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제 마음에 걸리는 것은 이 사랑으로 제가 몸소 해야 할 사랑,
특히 저를 내어주고 희생하는 사랑이 점점 줄어들게하고
그 사랑으로 면피삼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마음 아파하며 작은 사랑이라도 몸소 실천하기로,
특히 하기 싫은 것을 작은 것이라도 사랑 때문에 실천하기도
다짐하는 오늘 우리, 아니 제가 되어야겠습니다.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내 사랑을 방해하는 것들)
http://www.ofmkorea.org/204244
18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겸손한 것으로 충분치 않다)
http://www.ofmkorea.org/118773
17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회개는 화를 풀어드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http://www.ofmkorea.org/100734
16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주님, 사랑 불감증을 치유해주소서.)
http://www.ofmkorea.org/87457
15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하느님 나라에 기까이 있는, 그러나 더 나아가야 할 우리)
http://www.ofmkorea.org/75959
14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모든 사랑의 중심인 자기사랑)
http://www.ofmkorea.org/61175
13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다시 사랑하기)
http://www.ofmkorea.org/51820
12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새벽의 나리꽃처럼)
http://www.ofmkorea.org/5638
11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하느님은 하나님이시다.)
http://www.ofmkorea.org/5016
10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참 사랑애로)
http://www.ofmkorea.org/3766
09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무엇을 해도)
http://www.ofmkorea.org/2276
08년 사순 제3주간 금요일
(사랑하는가?)
http://www.ofmkorea.org/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