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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6주 수요일-우리의 말에 관하여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Feb 1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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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야고보서의 말씀은 우리의 말과 관련된 것으로서

우선 듣는 것과 하는 것의 관계를 얘기합니다.

말과 관련하여 흔히 듣기는 많이 하고 하는 것은 적게 하라고 하고,

침묵은 금이라고 하며 가능한 말을 줄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갈수록 말을 많이 하는 사람 옆에는 가기도 싫고,

많은 얘기를 그가 해도 거의 듣지 않는데 그런데도

그는 자기가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이 듣기 싫어하고 듣지 않는다는 것을 모릅니다.

 

그런데 말을 많이 하지 말라고 할 때의 그 말이란

모든 말을 의미하거나 무엇보다도 좋은 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지요.

좋은 말은 해야 할 뿐 아니라 자주 또 많이 해야겠지요.

 

예를 들어 저는 격려의 말은 잘하는 편이지만 칭찬의 말은 너무 인색하여

저에게 충고해주시는 분들은 칭찬을 좀 많이 하라고 얘기해주십니다.

그러므로 말과 관련하여 최악은 듣지는 않고 줄곧 자기 얘기만 하고,

좋은 말은 하지 않고 나쁜 말을 많이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같은 맥락에서 야고보서는 듣기는 빨리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합니다.

"듣기는 빨리하되 말하기는 더디 하고 분노하기도 더디 해야 합니다.

사람의 분노는 하느님의 의로움을 실현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뭉뚱그려 나쁜 말이라고 하지만 나쁜 말도 여러 가지가 있지요.

자기를 강하게 주장하는 말이나 남을 흉보는 말이나 남을 아프게 하는 말이

있고 더 나아가서 함부로 말하거나 상처 주는 말이나 폭력적인 말도 있는데

오늘 야고보서는 그중에서도 분노의 말을 특히 꼬집어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하기를 더디 하고 분노하기도 더디 하라는데 사실

더디 말하는 것 중의 제일 어려운 것이 분노의 말일 것이고

분노의 말을 더디 하는 것은 어려운 정도를 넘어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애를 쓴다면 분노의 말을 하지 않으려고 애쓸 것이 아니라

분노가 일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것이 나을 것이고 그래야 성공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습니까? 가능하기는 한 겁니까?

 

쉽지 않지만 이미 생긴 분노를 터트리지 않는 겁소다는 쉽고 가능합니다.

왜냐면 분노 또는 화는 자기 뜻대로 안될 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누구 때문에 뭣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사람 때문에 화가 나고,

누구와 상관없이 뭣이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대상 없이 화가 납니다.


그러므로 화는 자기 중심성의 결과이고 그래서 교만한 사람, 원든지

자기 뜻대로 되고 자기 주장대로 되어야 한다는 사람이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화를 내기 마련이기에 이 자기 중심성을 다스리면 됩니다.


그러니까 일상을 살면서 수시로 나 중심적인 면을 들여다보면서

그 싹을 원천 차단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대화를 할 때에도 적극적으로는 상대의 얘기를 들으려고 하고

소극적으로는 나의 주장을 하지 않으려고 하면 됩니다.


나의 말을 많이 하지 않고 나를 주장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너의 말을 경청하는 것은 더 큰 사랑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는 것은 큰 사랑일 뿐 아니라 모든 사랑입니다.


그리고 분노는 내 뜻대로 한 것이 그렇게 안될 때 생기는 것이기에

분노하는 사람은 당연히 하느님의 뜻과 의로움을 이룰 수 없겠지요.

내 뜻대로 하느라 하느님의 뜻을 생각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야고보서는 그저 말씀을 듣기만 하지 말고 실행도 하라고 하면서

"말씀을 듣기만 하여 자신을 속이는 사람이 되지 마십시오."고 하십니다.


듣고 실행까지 하는 것은 말씀하신 주님께 대한 최고의 사랑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한데 만일 듣고 실천치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음식을 먹자마자 뱉어버려 결국 아무 영양섭취가 되지 않는 것과 같지요.


그러므로 듣기만 하고 실천치 않아 말씀이 내 삶에 아무런 유익이 되지 못한다면

결국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는 말씀을 유념하는 오늘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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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9 06:56:15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20.02.19 06:55:37
    19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마련인 인간)
    http://www.ofmkorea.org/196443

    17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사랑에는 모순이 많다.)
    http://www.ofmkorea.org/99127

    14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저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심은?)
    http://www.ofmkorea.org/60395

    12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떠벌리지 말라!!!)
    http://www.ofmkorea.org/5568

    11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파국, 새로운 시작)
    http://www.ofmkorea.org/4871

    09년 연중 제6주간 수요일
    (사람이 보인다)
    http://www.ofmkorea.org/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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