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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떨어진 바오로처럼

by 이마르첼리노M posted Feb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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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에서 떨어진 바오로처럼

 

깨달음으로 내면의 자유를 경험하면 깨어나기 시작한다.

깨어나는 순간 눈이 열리어 를 알게 되고 하느님을 느끼기 시작한다.

전에 보던 것들이 더는 보이지 않고 보지 못하던 것을 본다.

말에서 떨어진 바오로가 그랬다.

 

자기중심으로만 보던 것들을 하느님과 관련지어서 바라보게 되는

관점이 바뀌는 바라봄이 시작되는 순간, 내면의 붕괴가 일어난다.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의 시선 아래 발견된 나를 아는 순간,

자신의 눈으로만 보던 세상은 무너지고 만다.

잘한다고 한 일이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이었음을 깨달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자신을 중심으로 구축해 놓은 나라가 무너지면 창조의 본래 모습을 본다.

피조물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선하심과 자비의 질서 안에서 창조주를 발견한다.

 

깨달음과 깨어남은 온전히 위로부터 오는 선물이다.

바오로는 외부로부터 번쩍이는 빛으로 눈멀게 되었고 내면의 빛으로 보게 되었다.

자기로 갇혀있는 돌무덤의 문을 열어주는 누군가가 있어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

 

말씀과 성사로부터 오는 빛,

자신을 동반하는 선물로서의 만남,

먼저 깨닫고 깨어있는 이들이 비추는 살아있는 빛,

그 빛이 나를 비출 때 옷을 벗는다.

지금까지 겹겹이 껴입었던 옷을 완전히 벗는 내면의 가난한 바닥,

눈멀었던 사람이 보게 되는 회심이 일어나는 위대한 순간,

말에서 떨어진 사건은 나의 삶이 된다.

 

새로운 앎,

관점을 바꾸는 새로운 인식,

나를 중심으로만 살았던 일상을 너를 중심으로 바꾼다.

숙제로 여기던 일들과 했다만을 중요하게 여기고

통제만을 일삼던 사람이 온 정성을 다 쏟기 시작한다.

일상에서 대충하던 일들을 최상급으로 하게 되는 변화를 회심이라고 말하고 싶다.

 

편견과 선입견과 판단의 틀을 가지고 통치하던 사람이

하느님의 자비에 통치를 맡기는 전환을 회심이라고 알게 되었다.

 

서로에게 현존하는 삶이 비추는 거울 속에서

과거에 숨거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선함과 거룩함을 돋보이게 하려고 포장하지 않아도 되며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고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명령하고 지시하던 사람이 협력을 구하고

마지못해서 하거나 귀찮아하던 일들을 기꺼이 자진해서 하며

대충하던 일들을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한다.


싫어하던 것들을 선택하는 자유와

만나고 싶지 않던 이들을 직접 대면하여 말을 건네고

미뤄두었던 잘못을 꺼내어 용서를 청한다.

 

죄가 없다고 죄를 만들어 고백성사를 보던 사람이

자기 같은 죄인은 없다고 탄식하며 눈물을 쏟고

그와 같은 죄인을 기다리고 돌보아 주셨던 하느님의 자비에 경탄한다.

 

원수로 여기던 사람을 사랑의 대상으로 삼아 그를 위해 환대와 소통의 상을 차려주고

왕좌에 있던 사람이 무수리의 자리에서 기쁨의 잔치를 준비한다.

 

과정의 진실 속에서 넘치는 기쁨으로 누리는 자유는

투명하고 맑은 미소로 하느님께 응답한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지금 여기서 누리는 하느님 나라는 그렇게 일상을 바꾼다.

 

보는 것의 위대한 전환,

어떻게가 만든 위대한 회심의 역사는 그렇게 관계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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