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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29주 수요일-품위를 잃어도 안 되지만 겸손도 잃어서는 안 되는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Oct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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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생각하기에 종이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되는데

주님께서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행복한 종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이 세상의 악독한 주인이라면 그 종이 행복할 수 없겠지만

하느님이 주인이시라면 그 종은 행복할 수 있다는 말씀이겠습니다.

 

그런데 어제 복음의 행복한 종과 오늘 복음의 행복한 종이 다르고 

그래서 행복한 이유도 다릅니다.

 

어제 복음에서는 주인이 돌아올 때 기다리고 있다가 맞이하는 종입니다.

주인이 도착하여 문을 두드리면 곧바로 열어 주려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라. 행복하여라, 주인이 와서 볼 때에 깨어 있는 종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는 주인이 돌아올 때 충실하게 일하는 종입니다.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그러니까 어제의 종은 주인을 사랑하고 주인의 사랑을 받는 종이고,

오늘의 종은 주인이 맡긴 일을 충실하게 완수하는 종입니다.

둘을 종합하면 종은 사랑과 일의 종입니다.

 

이것은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두 가지 길에 대한 정확한 가르침입니다.

심리학에서도 인간이 행복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을 얘기하는데

그것은 사랑과 일이라고 하지요.

 

다시 말해서 인간에게는 두 가지 형태의 만족이 있는데

사랑의 충만으로서 만족과 일의 보람으로서 만족입니다.

우리는 사랑을 할 때 더할 수 없는 충만을 느끼게 되고,

또 일을 한 뒤에는 성취감으로서의 보람을 느끼게 되는데

여자는 남자보다 사랑을 하면서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데 비해

남자는 일 하고 난 뒤의 보람에서 만족과 행복을 느끼는 편이라고 하지요.

 

문제는 사랑한다고 다 충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일을 한다고 다 보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지요.

특히 오늘 복음에서 충실히 일한 종의 행복을 얘기하는데

우리는 일을 노예처럼 할 수도 있고 그때 일한 뒤의 보람은 없지요.

 

옛날 제가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일 할 때의 얘깁니다.

낮엔 그곳 분들과 일하고 밤에 교리도 하고 미사도 드리곤 했는데

해뜨자 마자 일을 나가 하루종일 할머니들과 마늘을 캐던 어느 날,

한 할머니가 마늘을 캐다말고,나는 사람이 아니고 소야!

노상 먹고 일만 하니!하고 푸념을 하시는 거였습니다.

 

너무 큰 충격이었데 저는 그 말씀이 십분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도 신품 받기 전에 가방 만드는 공장에 다닌 적이 있는데

눈 뜨면 시작하여 잠 자기 직전까지 하루에 거의 16시간 일하였지요.

일의 노예지 무슨 보람이 있고 일의 행복이 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일의 노예가 되면 안 됩니다.

일의 노예든 1독서 로마서가 얘기하는 죄의 노예든 노예가 되면 

행복할 수 없으니 아무리 내가 종일지라도 노예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이고,종이 아니라고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긴 하지만 우리는 종일지라도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하고,

하느님을 주인으로 모시면 하느님은 악독한 분이 아니시기에

오늘 로마서의 말씀처럼 그분께 순종하는 종, 충실한 종이 되면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집사로 승진할 수도 있습니다.

 

집사란 종 중에서 뽑힌 종이고 하느님의 소명을 받은 종이지요.

그런데 건방지게도 집사건 뭐건 나는 종이 싫다고 하며 마치 내가

주인인 양 종들을 부리면 벌받게 될 거라고 오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종이지만 품위를 잃고 노예로 전락해서도 안 되지만

겸손을 잃고 주인인 양 함부로 나대서도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어제와 오늘을 종합하면 우리는 종인데

어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주님을 사랑하고 사랑 받는 행복한 종이라면

오늘은 겸손하여 주님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상을 받는 행복한 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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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0.23 05:44:32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10.23 05:43:59
    18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시대착오적인 하느님?)
    http://www.ofmkorea.org/159871

    16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신자들이 원하는 때가 제 때이고 하느님의 때이다.)
    http://www.ofmkorea.org/94692

    15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죄의 종과 순종의 종)
    http://www.ofmkorea.org/83606

    14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실천적 무신론)
    http://www.ofmkorea.org/68667

    13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주님, 당신의 집사들이)
    http://www.ofmkorea.org/57172

    12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맡기신 일에 충실한 것 이상으로)
    http://www.ofmkorea.org/42600

    10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많이 받고 많이 맡은 사람은)
    http://www.ofmkorea.org/4496

    09년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忠誠스러운 忠實)
    http://www.ofmkorea.org/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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