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보면 왜 이 복음을 한가위 명절에 택했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복음을 한가위 명절 복음으로 택한 이유는 이 복음이 가을의
풍성한 수확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부유한 사람이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두었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제 2 독서에서도 수확을 얘기합니다.
“낫을 대어 수확을 시작하십시오.
땅의 곡식이 무르익어 수확할 때가 왔습니다.”
그러니 땅에서 아무런 소출을 거두지 못하고
이 가을에 빈털터리면 한가위 명절을 쇨 수 없을 것이고
이런 사람에게는 한가위가 오히려 쓸쓸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이번 태풍으로 애써 농사지은 과수들이 다 떨어진 농가들은
소출이 없으니 한가위가 명절이 되지 못하고 슬픈 날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한가위 명절을 명절답게 지내려면 수확이 풍성해야 하는데
풍성한 수확을 위해서는 인간이 애써야 하는 것 곧 인간노력의 부분과
인간의 노력에 자연이 도와주시는 부분이 있어야 하는데
그래서 오늘 첫째 독서는 하느님께서 비를 내려주신다고 합니다.
신앙이 없는 사람은 하늘이 비를 내려줬다고 하지만
신앙인은 하늘이 아니라 하느님이 비를 내려주신 것이고,
하늘이 비를 내려주도록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믿음은 이 경우 올발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처럼 태풍에 한 해 소출이 망친 경우 하느님께서
아무 잘못이 없는 농사꾼들의 노력을 헛되게 만드신 것일까요?
그런 것이 아니라는 뜻에서 오늘 독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주님이 너희에게 정의에 따라 가을비를 내려주었다.
가을비와 봄비를 쏟아 타작마당은 곡식으로 가득하고,
확마다 햇포도주와 햇기름이 넘쳐흐르리라.”
<정의에 따라> 하느님은 비를 내려주시는데
당신 정의에 따라 비를 내려주시지만 인간이 주님의 정의를 따를 때
제때에 비를 내려주시지만 그렇지 않을 때 비를 달리 내리시는 겁니다.
그런데 땅에서 소출을 거두었는데 그 소출이 땅에서 끝나지 않고
영원과 이어지는 것임을 오늘 복음과 두 번째 독서는 얘기합니다.
땅에서 많은 소출을 거둔 것이 과연 영원을 위한 소출인가?
이 질문을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땅에서 아무리 많은 소출을 거뒀어도 영원을 위한 소출이 아니라면
그것이 다 헛것이고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이 아니라고,
이 세상에서 부자가 하느님 앞에서 부자인 것은 아니라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떤 것이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일까요?
그것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많이 수확하는 것입니다.
돈을 많이 번 것이 이 세상에서 부유한 것이라면
사랑실천을 많이 한 것이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일 겁니다.
그러니 돈을 많이 번 것도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사랑실천을 위해 돈을 쓰면 하느님 앞에서 부유한 것이 되니 말입니다.
우리말에 ‘개같이 벌어서 정승처럼 쓰라!’는 말이 있는데
돈을 버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고 그래서 개같이 열심히 벌어야 하지만
개같이 벌더라도 부정하게 벌어서는 안 되고
무엇보다 쓰기를 잘 써야 하는데 사랑을 위해 쓰는 것이
우리 신앙인은 잘 쓰는 거라는 가르침을 받는 오늘 우리입니다.
(아직 끝이 남았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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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한가위
(에덴의동쪽을 보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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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한가위
(계절의 정의대로 베푸시는 하느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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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한가위
(명절에 있어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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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한가위
(우리를 통해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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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한가위
(나의 수확은 풍성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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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한가위
(감사와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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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다 하느님이 이루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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