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아낼 수 없는 슬픔
진리에는 슬픔이 있다.
선에도 슬픔이 있다.
진리와 선을 품은 아름다움은 그래서 슬프다.
담아낼 수 없어서 슬프다.
성프란치스코는 담아낼 수 없는 슬픔 때문에
눈이 짓무르도록 울었다.
봄에는 태어나는 아픔이 있었다.
여름에는 성장기의 아픔이 있었다.
여름을 보낸 가을에도 여전히 아프지만
그 아픔은 내 안에서 익어서 품을 수 있을 만큼 달라졌다.
겨울에는 아름다운 슬픔 속에서 곱게 물든 채 땅에 떨어지기를 소망하면서
아름다운 하루를 보내려 한다.
진리와 선과 아름다움이 조금이라도 나를 통하여 전해질 수 있다면 죽어도 좋다.
하느님이 너무 크면 나는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본 사람은 죽는다는 성서의 말씀을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간다.
2019, 8, 30 월피정 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