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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7주 목요일-혼자가 아니라 하나로(not alone but as one)

by 당쇠 posted May 2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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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제자들을 위한 주님의 기도의 마지막입니다.
주님이 제자들, 즉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바라신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궁극적으로 바라신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첫째로 당신을 매개로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고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계시는 것입니다.
이것은 참으로 신비한 것입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우리가 크신 하느님 안에 있는 것은 당연하고
그 크신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주님께서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가 그런 관계이기를 기도하십니다.
물리적인 크기로만 얘기하면
우리가 하느님 안에 있는 것은 가능하고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시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랑으로 얘기하면
우리와 하느님이 서로 안에 있는 것이 너무도 당연합니다.
하느님과 우리가 서로 안에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 안으로 비집고 들어가고
하느님께서 우리 안으로 비집고 들어오시어 현존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그런 것이라면 사랑이 아니고
물리적인 점령이고 폭력입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서로 안의 현존은 사랑의 현존이기에
사실은 서로에 대한 갈망이고
서로에 의한 채워짐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크기로 치면
큰 하느님 사랑이 우리를 채우고
우리의 작은 사랑은 하느님을 채울 수 없을 것 같지만
오히려 반대입니다.
마치 어미의 큰 사랑이 자식의 작은 사랑으로 충만하고
자식의 작은 사랑은 어미의 큰 사랑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듯
우리가 당신들 안에 현존하길 주님께서 더 바라시고
그렇게 만족하십니다.
사랑만큼 그가 내 안에 현존하길 갈망하고
갈망하는 만큼 작은 사랑의 현존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두 번째로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어떤 것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완전히 하나가 됩니까?
그것은 우리가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역시 사랑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개인으로 당신 안에 현존하길 원치 않으십니다.
혼자가 아니라 하나로 현존하길 원하시는 것입니다.
창세기 때부터 하느님은 우리가 혼자 있는 것을 좋지 않게 보셨습니다.
같이 있고 하나로 있는 것을 좋게 보셨습니다.

이것이 사랑의 본질이고
사랑하는 존재만 그러합니다.
부모는 자녀들이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서로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그런 말을 못합니다.
오늘 주님께서 아버지께 기도하시며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주십시오.
우리처럼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그렇게 자식들에게 말하지 못합니다.
굳이 말한다면 우리는 그러지 못했지만
너희라도 서로 사랑하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있자고는 할 수 없습니다.

행복이란 말이 행복한 사람에게서만 나오듯
사랑이란 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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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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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페이지 요셉 2009.05.28 09:10:22
    어린 시절에 어머니의 눈길이 닿지 않는 틈을 이용해
    더러 친구들과 어울려 나쁜 행동도 했지만
    차차 절이 들면서 어머니의 마음 아파하는 모습이 눈에 어른 거려
    어머니 때문에라도 더 이상 나쁜 행동을 계속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또 어떤 때는 형제간에도 죽일 듯이 미워 다시는 보지 않을 것처럼
    마음이 차가워 질 때마다
    “나는 너희들끼리 우애하며 사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기쁘단다.”
    라고 말씀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떠올라
    차마 부모님 때문에라도 그 차가운 마음을 풀지 않을 수 없었지요.

    어쩌면 추상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마치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보다는 자신을 염려하는
    그 사람 때문에 마음이 약해지는 거,
    다시 말해 내가 없어지는 것을 배웁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하느님의 또 다른 이름은 ‘자기 없음“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이란 말이 행복한 사람에게서만 나오듯
    사랑이란 말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나오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 ?
    홈페이지 작은별 2009.05.28 09:10:22
    "주님께서 원하시는 서로 안의 현존은 사랑의 현존이기에
    사실은 서로에 대한 갈망이고
    서로에 의한 채워짐입니다."
    아멘!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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