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로부터 배우는 너그러움
자아도취에 물든 사람은 예절 바르고 우아하게 미소지을 줄 안다.
자신을 우상으로 여기며 꼭대기에 올라 내려다보기 때문이다.
계명을 잘 지키고 산다는 도덕적 우월감 때문에 눈멀고 귀먹은 줄 모른다.
그러나 해가 되는 말이나 자존심을 건드는 자를 물리쳐야 할 원수로 삼고
모든 힘을 동원하여 폭력을 행한다.
주님의 영을 지닌 사람은 공격하거나 방어하느라 시간과 힘을 낭비하지 않는다.
있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안다.
현실에 머물지만, 현실을 초월해서 산다.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자유를 찾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아도취를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것에서 해방되는 것이 얼마나 큰 자유인가를 알 수 없다.
갇혀본 사람만이 자유가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안다.
그러니 과정을 겪는 이들을 너그럽게 봐줘야 한다.
그들은 품어 키우는 동반의 대상이지 적들이 아니다.
물리쳐야 할 원수는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있다.
사람만이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위로부터의 선물인 연결 없이는 영원히 추락하고 만다.
내가 아버지로부터 배운 너그러움으로 바라보고 기다릴 줄 알게 되면
견디는 힘이 그분에게서 받은 것임을 안다.
그래서 자신을 높이는 데 힘을 허비하지 않고
기다리시고 견디시는 아버지의 넉넉한 품으로 달려간다.
너그러움을 배우는 자비의 학교에서 수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