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저희는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공동 피정을 하였고,
자연스럽게 지난 6개월을 돌아보는 시간과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저는 저에 대해 이런 성찰과 나눔을 하였습니다.
저는 갈수록 약해지고 그래서 허점도 점점 더 노출되지만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강하게 활동하심을 점점 더 느낀다고.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제가 지금 그렇게 ‘느낀다.’는 점입니다.
왜냐면 전에는 하느님께서 활동치 않으시다가 지금 활동하시는 것이 아니고
하느님은 전이나 지금이나 늘 강하게 활동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하느님은 언제나 제 주변에서 강하게 활동하시는데
다만 제가 그 활동을 느끼지 못하였을 뿐이고
그 활동이 제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차단했던 것입니다.
왜냐면 제가 제 힘으로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많은 것을 제 힘으로 하려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제 힘이 약해지고 실수를 연발하면서
그리고 제가 하느님께서 제 안에서 활동하시도록 허하면서
이제야 주님께서 제 안에서 활동하심을 점점 강하게 느끼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주일에는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선족 동포 미사 때 처음으로 영세자가 나왔고 세례예식이 있었는데
정확하게 같은 시간에 저는 저의 어머니 기일 미사를 잡아놨었습니다.
정확하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두 가지 계획을 잡았지만
이 두 가지가 겹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천역덕스럽게 일을
진행시키다 전 날에야 두 일이 겹친다는 것을 알고 계획을 조정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대여섯 가지 중요한 일을 거뜬히 같이 해내곤 했는데
이제는 그 반도 안 되는 일을 하며 실수를 연발하는 저를 보는 것이
인간적으로는 여간 씁쓰레한 것이 아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영적으로는 하느님께서 제 안에서 활동하심을 더 느낍니다.
제 생각에 기적을 체험하는 것은 하느님의 힘과 활동을 느끼는 것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안 되는 일이 하느님께 빌어 될 때
그 때에만 우리가 그것이 기적이라는 체험을 하고
하느님께서 그리 하셨음을 느끼는데 실은 하느님께서 늘
그렇게 힘차게 활동하시는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늘 느껴야 하는 것이지요.
사실 미시적으로 보면 제가 하는 실수만 보이고
인간이 하는 짓들밖에는 안 보이지만 거시적으로 보고
시간이 지나고 역사적으로 보면 하느님의 손길이 보입니다.
오늘 탈출기의 얘기들이 바로 그렇습니다.
요셉을 모르는 파라오의 인간적인 생각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의 시련이
시작되고 갓 태어난 모세가 죽을 운명에 처하게 되지만
묘하게도 공주 때문에 구출되고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의 구출자가 되어
이스라엘을 그 억압의 땅 이집트에서 탈출케 할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 묘하게 보이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손길이고 기적입니다.
파라오가 억압을 하지 않았으면 그래서 이스라엘이 시련을 겪지 않았으면
이스라엘은 이집트에 안주하였을 것이고 구출과 탈출은 없었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일본과 아베가 하는 짓도 그렇게 봅니다.
아베라는 인간이 정치적이고 나쁜 생각으로 그 짓을 하고 그래서
당장은 우리가 시련을 겪을 것이지만 이 시련이 우리를 구출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신앙인은 이것을 하느님께서 크게 역사하시는 기적사건이요
구출사건임을 현재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손길을 느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가 아니라 바로 지금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때
우리는 당황치 않고 정신을 차려 주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갈 것입니다.
(기적만으로는 불가능한 회개)
http://www.ofmkorea.org/129323
17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내 인생의 고마운 파라오들)
http://www.ofmkorea.org/107284
16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회개와 상관없는 기적, 회개를 가져오는 기적)
http://www.ofmkorea.org/91285
15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가장 큰 기적은 회개)
http://www.ofmkorea.org/79794
12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또 회개?)
http://www.ofmkorea.org/32556
11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사랑으로 회개치 않는 우리를 회초리로)
http://www.ofmkorea.org/5196
10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가장 훌륭한 기적)
http://www.ofmkorea.org/4210
09년 연중 제15주간 화요일
(울리게 하소서)
http://www.ofmkorea.org/2822
18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합당치 않은 사람)
http://www.ofmkorea.org/128910
17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맞서든 갈라서든)
http://www.ofmkorea.org/107259
16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무신론적인 사랑)
http://www.ofmkorea.org/91245
15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주님은 따르는 것을 방해하는 것들?)
http://www.ofmkorea.org/79776
12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서로 웬수 되기를 바라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32554
11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칼을 받다.)
http://www.ofmkorea.org/5195
10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받아들이는 대로 받는다.)
http://www.ofmkorea.org/4209
09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거짓 평화)
http://www.ofmkorea.org/2814
08년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반대의 불을 질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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