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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나누기

연중 13주 화요일-세상에 살며 세속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Jul 0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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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돔에 벌이 내릴 때 함께 휩쓸리지 않으려거든,

그대의 아내와 여기에 있는 두 딸을 데리고 어서 가시오.”

 

의인 열만 있어도 벌을 내리지 말아 달라는 아브라함의 애원에도

그 열 의인이 없어서 소돔과 고모라는 드디어 벌을 받아 멸망케 되는데

오늘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얘기에서 휩쓸리다는 말이 두 번 나옵니다.

 

그런데 휩쓸리다는 말은 결코 좋은 뜻이 아니면서

어떤 것에 의해 영향을 입는의 뜻과 세찬 물이나 바람 때문에 원치 않는

방향으로 몰리는의 뜻과 어떤 무리에 속해 이리저리 가는의 뜻이 있지요.

 

휩쓸리는 것과 관련하여 저는 안 좋은 경험이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홍수에 휩쓸려 죽을 뻔 한 적이 있습니다.

옛날에 홍수가 나면 그야말로 흙탕물에 집도 떠내려 오고 각종 물건이

떠내려 오며 어떤 때는 돼지나 닭 이런 것들도 떠 내려와 그것을 건지러

나가곤 했는데 그해에 저도 형들을 따라 개울로 간 것입니다.

 

형들은 떠내려 오는 것을 건지고 있을 때 저는 너무 어려 들어가지 못하고

가에 서 있었지요. 그런데 정말 갑자기 물이 불면서 제가 홍수에 휩쓸려

떠내려가는데 그야말로 속수무책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고, 그러다가

정말로 운 좋게 어떤 어른의 발을 잡고 구사일생 살아났습니다.

 

옛날에는 이렇게 죽을 뻔 한 일이 많아 저희 가족 아무도 모를 테지만

저에게는 이것이 물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게 해 지금도 수영을 못합니다.

아무튼 휩쓸리는 것은 안 좋은 의미인데 그것을 하나하나 보겠습니다.

 

첫째로 휩쓸리는 것은 어울리고 무리를 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어울리고 무리를 짓는 사람들이 그리 좋은 사람이 못됩니다.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무리 지어 다닐 때 휩쓸려 다닌다고 하지 않지요.

 

다음으로 휩쓸려 다니는 것은 방향을 잃고 다닌다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에 흔히 붙는 말이 이리저리이고, 이리저리 휩쓸려 다닌다하지요.

자기의 목적지와 방향이 없어서 무리에 이끌려 이리저리 방황하는 것입니다.

 

어제는 안양천을 따라 어딜 가고 있는데 한 자매님이 뭔가를 보고 있다가

생면부지인 저에게 저것 좀 보라며 가리키는 거였습니다.

어미 뒤를 따라 십여 마리의 새끼들이 일렬로 헤엄쳐 가는 오리 떼였습니다.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하도 신기해 저도 보라고 한 것인데

이렇게 새끼들이 어미를 뒤따라가는 것은 휩쓸려가고 있다고 하지는 않고

깡패친구들이나 유행이나 시류 같은 것은 휩쓸린다고 하지요.

 

그런데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시류를 거스르는 것과 시류에서 벗어나는 것인데

시류를 거스르는 것은 시류에 휩쓸리지는 않지만

물을 거스르는 것과 같이 여전히 그 안에 있으면서

거꾸로 가야하기에 지속하는 것은 무리가 되지요.

 

그러므로 휩쓸리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은 벗어나는 것입니다.

제가 냇가에 있다가 홍수에 휩쓸렸듯이

휩쓸리지 않으려면 완전히 벗어나야 합니다.

 

오늘 롯과 그의 가족은 파멸의 현장인 소돔에 있습니다.

그 안에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게 됩니다.

그래서 천사는 빨리 빠져나오라고 하고

빠져나온 뒤에는 뒤도 돌아보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살지만 세속은 떠나야 합니다.

그런데 세속으로부터는 확실하게 떠나야지

언저리에라도 있으면 물가에 있던 저처럼 휩쓸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살며 세속을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세속과는 확실하게 선을 긋고 그 밖으로 빠져나와야지

그렇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휩쓸리게 됨에 경각심을 가지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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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02 07:14:38
    신부님의 말씀을 같은 전례시기에는 어떻게 묵상하고 강론하셨는지 비교하면 더욱 풍성한 내용을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올립니다.^♡^
  • profile image
    홈페이지 성체순례자 2019.07.02 07:13:59
    17년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망설임)
    http://www.ofmkorea.org/106453

    16년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아니 계시는 것 같은 그때에도)
    http://www.ofmkorea.org/90830

    13년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잠자고 계시는, 아니 잠자코 계시는 주님.)
    http://www.ofmkorea.org/54778

    11년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하느님 없는 두려움)
    http://www.ofmkorea.org/5168

    08년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까짓 것)
    http://www.ofmkorea.org/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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