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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

by 김베드로 posted Mar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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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나해)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3,14-15).

광야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뱀에게 물렸을 때 구리 뱀을 쳐다보기만 하면 살 수 있었다(민수 21, 8-9 참조). 그러나 이제는 육신이 아니라 영혼이 뱀에게 물렸을 때, 자신의 죄를 알고 인정하는 사람은 예수님께 용서를 청하기만 하면 된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16-17).

죄를 지으면 ‘심판받는다.’라는 말씀이기보다 죄를 지을 때마다 오라는 말씀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너 넘어지면 혼난다.’라고 하시는 것이 아니라 ‘애야, 넘어질 때마다 나를 불러라.’는 말씀이다.
아이가 넘어지기를 원하는 아버지는 하나도 없다. 그러나 아버지가 원하시는 것은 아이가 안 넘어지기 위해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넘어지더라도 당신께 걸어오기를 더 원하신다. 그리고 자꾸 넘어지는 아이를 본다면 정말 자비로우신 아버지께서는 당신 친히 아이에게도 다가오시어 그 아이를 끌어안아 주실 것이다.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시듯이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신”(요한 3,16) 것처럼 말이다.

좀 더 살펴보자. 구약의 예언자들을 통해서 보여주신 것은 아이가 넘어졌을 때 완전한 치료를 했다기보다 임시 처방 정도였고 그 병을 고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은 병을 고칠 의사가 오셨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마르 2,17). 예수님은 바로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르 2,17).

이 말씀은 무엇인가? 의인이란 참다운 의미에서가 아니라 자신이 병이 들었음을, 즉 죄인임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바리사이들은 자칭 의인이라고 생각했다). 죄인은 무엇인가? 자신이 병들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이다. 예수님은 임시로 처방하시는 분이 아니라 의사이시다.
루카 복음 8장 43절에 나오는 하혈하는 여인의 이야기는 이 말씀을 더 잘 설명해준다.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그 여자는 의사들을 찾아다니느라 가산을 탕진하였지만, 아무도 그를 고쳐 주지 못하였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바오로 성인이 말씀하시듯이 “인간의 행위”(에페 2,9)나 “여러분에게서 나온”(에페 2,8), 즉 그 여자가 찾아다니던 의사가 아니라 진짜 의사이신 예수, 다시 말해 “하느님의 선물”(에페 2,8)이 주어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알 수 있다. 믿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것은 ‘자기가 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말을 오늘 제2독서 에페소서 2장 8절 이하에 대입시키면 또 다시 분명해진다.
“여러분은 믿음을 통하여(자기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청함으로써) 은총으로(치료비까지 자신이 부담하는(십자가에 못박히심으로) 의사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는 여러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인간의 행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니 아무도 자기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에페 2,8-9).

계속해서 복음 말씀을 들어봅시다.
“그 심판은 이러하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이다”(요한 3,19-21).

“진리를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간다.”고 하신다. 그럼 진리를 실천한다는 것이 무엇인가? 이 말씀을 들어보자.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입니다”(1요한 1,8). 이처럼 자기가 죄 있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고, 그런 사람은 빛으로 나아간다.
그러나 “악을 저지르는 자는”, 물론 하나하나의 죄도 되겠지만 더 포괄적인 의미에서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고백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그런 자는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고백하기를 싫어한다. 그 이유는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인데, 이는 사탄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고 또 그의 활동이기도 하다.
어느 책에선가 비안네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사탄은 사람이 죄를 지을 때 앗아갔던 두려움과 수치심을 죄를 고백할 때 불어넣어준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주 고해성사를 봅시다. 특히 사순시기에는 더 그렇습니다. 메주고리예 성모님은 최소한 한 달에 한 번 고해성사를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것이 골리앗을 쳐부수는 다섯 가지 돌맹이(묵주기도, 영성체, 성경, 단식, 고해성사)중에 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지난 2월 25일 메시지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아, 절제와 기도, 참회의 시기인 지금, 은총이 너희들 마음을 열 수 있고, 은총에 너희들을 맡겨드려서 변화시킬 수 있게끔 죄를 고해하러 가라고 다시 한 번 초대한다. 어린 아이들아, 회개하여라. 하느님께 너희를 열어 드리고, 너희 각자를 향한 그분의 계획에 열려 있어라. 내 부름에 응답해 주어 고맙다.”

자주 고해하러 갑시다. 그래서 원래 선행을 하도록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창조된 하느님의 작품인 우리가(에페 2,10 참조)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호의와 은총이 얼마나 엄청나게 풍성한 것인지 맛보도록 합시다(에페 2,7 참조).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선행을 하며 살아가도록 그 선행을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즐거워하여라, 예루살렘아. 그를 사랑하는 이들아, 모두 모여라. 애도하던 이들아,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위로의 젖으로 흡족해하며 기뻐 뛰리라.”(입당송)

어서 “가서 씻고 보아라.”(영성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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