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문자가 사람을 죽인다고 합니다.
그런데 칼이 아무리 사람을 죽여도
실은 칼이 아니라 사람이 그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처럼 문자의 경우도
실은 문자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문자로 죽이는 거지요.
사실 칼은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살리는 것도 되고 죽이는 것도 될 수 있으니
예를 들어 의사에 손에 들리면 살리는 도구가 되고
강도의 손에 들리면 죽이는 도구가 되는 것처럼 문자도 그런 거지요.
그런데 그렇긴 하지만 도구에 의해 우리 인간이 좌우되기도 합니다.
가끔 미국 같은 곳에서 총기에 의해 대량 살상이 이루어지고 그래서
총기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도
총기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총기소지를
하지 않으면 인간이 대량살상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인간의 폭력성도
그리 크지 않을 텐데 총기를 소유하기에 괴물로 바뀌게 되는 거지요.
우리가 돈이 없을 때는 겸손하고 그것을 아껴 쓰던 사람이
돈이 생기니까 교만해지고 돈을 잘못 써서 인생 망치곤 합니다.
로또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 하나같이 잘못된 경우가 이런 예지요.
문자나 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문자나 지식을 많이 알지 못할 때는 겸손했는데
내가 지식을 소유하고 뭘 조금 알고 난 뒤에는 그 조금 아는 것 때문에
인간이 잘난 체하고 교만해져 인간은 물론 하느님까지 무시하게 됩니다.
사랑이 없이 칼만 있으면 사람이 칼로 인해 더 폭력적이게 되고,
겸손이 없이 돈만 있으면 사람이 돈으로 갑질을 하게 되고 타락하며,
지혜가 없이 지식만 있으면 사람이 지식으로 교만해지는 거지요.
그러니까 사랑과 겸손과 지혜가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랑과 겸손과 지혜가 있으면 칼이나 돈이나 지식은
선이고 나도 살리고 너도 살리는 도구가 되지만
사랑과 겸손과 지혜가 없으면 칼이나 돈이나 지식은 악이 되고
그것들로 인해 인간은 그것들이 없을 때보다 더욱 악한 사람이 됩니다.
그러니 우리 소유의 순서가 있어야 합니다.
재물보다 능력을 소유해야 하고,
능력보다 덕을 소유해야 하며,
덕보다 하느님을 소유해야 합니다.
예로부터 재승덕才勝德하지 말고 덕승재하라고 했습니다.
덕이 없이 재주나 능력만 있으면 재능을 잘못 써 인생 망치기 때문이지요.
덕이 없이 문자나 지식을 소유해도 인생 망가지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덕, 그중에서도 사랑의 덕이 없으면 문자도 사람을 죽이고,
율법도 사람을 죽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의 덕이 성령에게서 나오지 않고 나에게서 나오면
말라버린 샘처럼 그 사랑도 말라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결론처럼 이런 묵상으로 끝을 맺겠습니다.
문자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 없고 법만 있는 문자가 사람을 죽입니다.
문자뿐 아니라 말도 사람을 죽입니다.
사랑은 없고 시비만 있는 말이 사람을 죽입니다.
(자유가 사랑이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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