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가 축일로 지내는 바르나바는 바르나바가 본래의 이름이 아닙니다.
본래의 이름은 요셉이었지만 바르나바라는 별명이 본명처럼 불리게 된 건데
그것은 아마 바르나바가 위로를 잘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키프로스 태생의 레위인으로, 사도들에게서 ‘위로의 아들’이라는
뜻의 바르나바라는 별명을 얻은 요셉도, 자기가 소유한 밭을 팔아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의 발 앞에 놓았다.”(사도행전 4, 36)
얼마나 위로를 잘 하였으면 위로의 아들이라는 별칭을 듣게 되었고,
그것이 본명을 대신하는 이름이 되었을까 올해는 이 점을 묵상합니다.
그런데 위로의 아들 바르나바 축일을 지내면서 지금까지 저는 위로를
주 주제로 강론을 올린 적이 거의 없었던 것을 보면서 제게 위로는
그리 가까운 주제가 아니었다는 성찰을 하게 되었고,
왜 위로가 가까운 주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니 그동안 제가 별로
위로가 필요 없을 정도로 행복한 삶을 살았기 때문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는 당연히 위로를 잘 하지 못했을 거고,
위로하기보다는 왜 그 모양이냐고 질책을 더 많이 했겠지요.
그러나 이제는 저도 위로가 사람이고
바르나바 사도를 닮아 지금까지 못한 위로를 조금이라도 하고픈데
그런데 위로는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고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까요?
우선 떠오르는 사람은 슬픈 사람이고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슬픈 분일 것입니다.
지난 주 우리 꼰벤투알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이태형 신부가 선종했고
몇 년 전엔 그의 동생인 이태석 신부가 어머니를 떠나 아버지께 갔지요.
두 신부가 죽은 것은 일찍 하느님께 간 것이니 위로할 것이 아니고
어쩌면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사제인 두 아들을 몇 년 사이에 잃은
어머니는 아무리 신앙심이 깊어도 우리가 위로치 않을 수 없습니다.
얼마나 슬프실까요?
저는 그 어머니의 슬픔을 도저히 가늠할 수 없고
그래서 어떻게 위로를 드려야 할지도 몰라 그저 기도를 할뿐입니다.
크나큰 좌절과 실패를 방금 경험한 분들도 위로가 필요한 분입니다.
물론 욕심과 자기성취를 도모하다 좌절과 실패를 한 분들은 사실
위로보다 충고가 더 필요하겠지만 정말 먹고살기 위해 무엇을 한 것이
실패했다면 위로와 더 나아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지지가 필요하지요.
아무튼 위로의 눈으로 보면 우리 중에 위로가 필요한 분들이 많은데
이제 우리는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그래서
위로를 생각해보니 귀의 위로, 마음의 위로. 영혼의 위로가 떠올랐습니다.
귀의 위로는 위로를 하긴 해야겠는데 그의 슬픔에 대한 공감이 얕아서
그저 입으로 위로를 전하고 그래서 귀에만 전달되는 위로지요.
이에 비해 마음의 위로는 그의 슬픔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아 그 슬픔이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인지 알기에 마음으로부터 하는 위로이고
그래서 이런 위로는 그의 마음에 가 닿는 위로이고 동정의 위로입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의 위로, 동정의 위로도 크나큰 사랑이니 해야 하겠지만
우리가 바르나바 사도처럼 위로한다면 영혼의 위로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마음의 위로는 넘어진 어린이에게 약은 주지 않고 그저 아픈 부위를
엄마가 호 불어주며 이제 괜찮아졌다고 마음을 다독이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약을 주지 않아도 될 정도이기에 그 정도로 위로해도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신앙인의 위로는 바르나바와 같이 영혼을 위로하여
영혼이 하느님을 찾게 하고 그래서 영혼을 구원하는 위로여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영혼의 위로는 성령의 위로여야 하고 우리는
바르나바 사도처럼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 되어야만 합니다.
마음의 위로자를 넘어 영혼의 위로자가 되기로 감히 마음먹는 오늘입니다.
(참으로 착한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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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성 바르나바 사도 기념일
(착한 것만으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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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도 좋다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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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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