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부터 예루살렘 교회는 큰 박해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사도들 말고는 모든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
흩어진 사람들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였다.”
오늘의 사도행전 독서는 예루살렘 교회가 큰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는 말로
시작되는데 이제 스테파노나 사도들 일부가 박해를 받는 정도가 아닌
전체 교회가 박해를 받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은 사도들만 예루살렘에 남고 나머지 신자들은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져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흩어졌다면 교회가 없어졌다는 거 아닙니까?
교회라는 것이 모임이고 주님도 흩어진 이스라엘의 양들을 모으기 위해
왔다고 하셨는데 오히려 흩어졌다니 이것을 어떻게 알아들어야 할까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흩어진 것이 아니라 퍼진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보고 겉으로 보면 뿔뿔이 흩어진 것이지만
신앙적으로 보고 내용을 보면 널리 퍼져나간 것입니다.
교회란 신자들의 모임인 것이 많지만 주님을 중심으로 모여야 교회지
주님 없이 신자들이 인간적으로 모여도 교회라고 할 수 없지요.
요새 강남의 어떤 교회가 패싸움을 매주 한다고 하여 뉴스화되었는데
신자들이 모인 집단이라고 하여 그런 곳을 교회라 할 수 있겠습니까?
그 교회의 한 주일 헌금이 몇 억씩 나오니까 그것 때문에 모이고,
그것 때문에 싸우는 이익집단이고 탐욕의 집단이지
결코 주님 백성의 모임인 교회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인간적으로는 헤어지고 흩어졌지만 하느님을 중심으로 모이면
그것이 교회이고 그래서 프란치스칸 초기 공동체가 둘씩 짝지어 다니다
1년에 한 번 성령강림 총회 때 모이는 공동체, 흩어져 사는 공동체였어도
그것은 엄연히 훌륭한 교회 공동체였고 선교공동체였던 것이지요.
아무튼 오늘 사도행전에서 대 박해가 시작됐다는 얘기는
일단 예루살렘 교회가 파괴되는 아주 아픈 얘기지만
예루살렘의 작은 교회가 깨지고 세계 교회가 되기 시작한 것이며
어디에 국한되고 갇히는 교회에서 선교하는 교회가 시작되었다는 얘깁니다.
그러기에 오늘 얘기는 아픈 얘기지만 비장한/슬프면서도 장한 얘기이고,
파괴의 슬픈 애가哀歌지만 하느님께서 작곡하신
새로운 시작과 확장의 벅찬 전주곡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우리는 어떻습니까?
우리도 오늘 애가를 부르고 있습니까?
하느님께서 작곡하시는 새로운 시작의 전주곡이 되게 하십시오.
우리에게 부모를 선물하셨다고 배웠습니다.
이 세상에 부모없이 때어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사랑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없지만 부모의 사랑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알아차릴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지요.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당신을 무턱대고 믿으라고 하시지 않고
어떤 실마리, 끄나풀을 우리들에게 주셨다는 것... 그래서 하느님이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은총은 본성 위에 선다"는 말은 그래서 맞는 말이다 싶습니다.
계명으로는 하느님 사랑이 먼저지만
실천적인 면에선 부모님 사랑이 먼저인 것 아닐까 싶습니다.
모든 부모님께 감사 드리며,
복된 날 되시길 축원드립니다.
형제.자매님들에게 말씀을 배달하고 있습니다.
신부님 말씀나눔글은 복사가 되지 않으니 아쉬워요.
방법을 알려주시면 참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