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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3주 화요일-나의 용서가 말끔하지 않다면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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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와 관련하여 저를 성찰하면 찜찜한 느낌입니다.

말끔하지 않고 산뜻하지 않습니다.

청소를 다 하지 못한 느낌이랄까 큰 거를 보고 뒤를 닦지 않은 느낌이랄까,

뭔가 남아 있고 해야 할 용서가 남아있습니다.

 

용서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미움이 살아나고,

어제 봤듯이 그가 하느님이 보내주신 악한 천사이기도 했다가

내가 직접 앙갚음하진 않지만 잘못되기를 아직도 바라는 원수이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을 하면

제 마음에서 큰 미움은 제거했지만 아직 작은 미움과 앙심이 남아있는 거로,

큰 미움이 제거된 것으로 됐다 치고는 말끔히 치우지 않은 것입니다.

 

이는 마치 유리창에 묻은 큰 먼지들은 청소를 했는데

그것만 치우고 다른 먼지들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과 같지요.

큰 것은 눈에 탁 띄고 보기 싫어 꼭 치워야 했지만

다른 작은 먼지들은 눈에 띄지도 않고 그리 불편치도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차원에서 생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큰 미움만 치우고 작은 미움이 남아있는 문제이기도 하지만내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 모든 미움을 밀어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악령이 집을 비우고 나갔는데 계속 깨끗이 비어있는 채로 있으니

그것이 다른 일곱 악령을 더 데리고 들어왔다는 예수님 말씀처럼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 않으면 미움이 또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남아 있던 미움, 가라앉아 있던 미움이 올라오는 경우도 있지만

사랑으로 가득 차 있지 않기에 미움이 살그머니 들어와

자리 잡는 경우도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관건은 어떻게 사랑으로 내 마음을 채울 것이냐 그건데,

사랑의지도 있어야지만 내 사랑의 의지만으로 되지 않기에

어떻게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울 것인가 그 방법론이 관건이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사랑, 그것도 용서의 사랑은 오늘 독서의 다니엘처럼

부서진 영혼과 겸손해진 정신의 소유자에게 주어지는 것이고

오늘 복음의 동료에게 빚을 갚지 못해 감옥까지 간 사람에게 주어집니다.

 

그것은 제가 늘 얘기하듯 의지로 가능한 사랑이 아니라

은총으로 가능한 사랑이기 때문이고 은총은

교만한 사람이 아니라 겸손한 사람에게

높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낮게 있는 사람에게 내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은총은 내리는 비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위에서 아래로 내리고 꼭대기에서 밑으로 흐릅니다.

 

그래서 자신이 늘 사랑의 은총이 필요한 가난한 자임을 인정하고,

오늘 다니엘처럼 하느님의 자비를 구하고 하느님의 얼굴을 찾는 사람에게

용서의 사랑은 은총으로 주어지고 채워지는 것입니다.

 

이런 처지의 사람은 사실 자기가 용서받아야 할 존재지

용서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감히 자기가 용서를 하니, 못하니 그런 것도 아예 없을 겁니다.

 

그렇게 저를 보면 제 안에서 용서가 말끔치 않고 미움이 늘 남아있는 것은

앞서 봤듯이 큰 미움이 아니고 대부분 작은 불만들에서 비롯된

작은 미움들이어서 제가 참 찌질하고 한심합니다.

 

그런데 그 작은 불만들이란 것들이 제가 교만하기에

사람들이 제 마음에 들기를 바라는 데서 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요즘 제가 용서해야 한다면 대단한 용서가 아니라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괜찮다고 용서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아마 저와 비슷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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