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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2주 토요일-자비를 깨달아가는 인생들

by 김레오나르도 posted Mar 2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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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복음은 우리 모두가 참으로 좋아하는 복음입니다.

그래서 아마 거의 모든 수도원들이 이 비유에 대한 그림을 걸어놓고,

제목을 탕자의 비유라고 붙인 곳도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명명입니다.

 

그제 비유에서 주인공이 누구인지 따졌던 것처럼

오늘 비유에서도 주인공이 누구인지 따진다면 탕자가 아니라

탕자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고 용서하고 자비를 베푸시는 아버지입니다.

 

물론 탕자를 주인공으로 오늘 비유를 읽을 수 있고,

큰아들을 주인공으로 비유를 읽거나 두 아들을 비교하며 읽을 수도 있지만

주님께서 이 비유를 드신 이유가 하느님이 어떻게 자비하시고,

얼마나 자비하신지 알려주시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주인공은 아버지입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사랑을 얘기할 때도 비유얘기의 끝부분, 다시 말해서

돌아온 탕자를 용서하시는 자비에 초점을 둘 수도 있지만 그래서는 안 되고,

하느님 자비의 처음서부터 끝까지를 다 얘기해야 합니다.

 

죄인을 용서하시는 자비도 대단하지만

놓아주시고 자유를 주시는 자비도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자유를 주시는 하느님 자비부터 보겠습니다.

 

하느님은 우리를 당신 사랑 안에 가두지 않으십니다.

우리 인간은 종종 사랑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구속합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나만 사랑하고 다른 사람은 사랑치 말라거나

너무 위험하니 어디는 가지 말고, 뭐는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데 자유는 어린애에게 칼을 주는 것과 같이 본래 위험한 것입니다.

오늘 비유에서 보듯이 자유가 있기에 하느님의 사랑을 배반하고

하느님 곁을 완전히 떠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하느님께서 이 위험한 자유를 인간에게 주시는 것은

자유를 가지고 배반할 수도 있지만 자유를 가지고 사랑하라는 뜻이지요.

김중배가 돈으로 심순애를 자기 여자로 만들지만

마음까지 자기를 사랑하게 할 수 없듯이 사랑은 강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당신을 떠난 인간이 고생고생을 하게 하심도 사랑/자비입니다.

고생苦生, 곧 고통스런 인생은 인간 자유의 대가입니다.

오늘 비유에서 보듯이 아버지 곁에 있으면 고생이 없는데

아들은 자유롭기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떠나는 것입니다.

 

이런 고생을 뻔히 알면서도 하느님께서 자유를 주시고 고생케 하시는 것은

이를 통해 인간이 성숙하게 하기 위함인데 곧, 우리 인간이 고통을 통해

은총을 체험하고, 인생이 은총임을 깨닫고 은총을 선택케 하기 위함입니다.

 

옛말이 어릴 적 고생은 사서 하라고 하고

자식을 사랑하면 여행을 보내라고도 했는데

우리 부모들이 담대하고 큰 사랑으로 제 때에 자녀들을 고생시켰다면

잘못되거나 미성숙한 자녀가 없을 텐데 소심한 사랑 때문에 많이 망치지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이렇게 죄도 짓고 고생을 할 때

하느님은 천하태평이시겠습니까? 하느님도 기도하시겠지요.

 

기도란 갈망을 가지고 바라봄인데

하느님께서는 갈망을 가지고 우리 인간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이것이 잘 드러나는 것이 아들의 귀환을 아버지가 맞이하는 장면입니다.

 

작은 아들이 돌아오는 것을 형도 종들도 몰랐고 아버지만 알았는데

그것은 떠난 날부터 내내 아들이 돌아올 것을 기다렸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의 죄를 용서한 것이 아니라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 것이고 아들이 돌아왔을 때

죄나 용서는 이미 염두에도 없고 오직 환영만 있습니다.

 

이런 하느님의 자비를 깨달아가는 인생들이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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